"광주시. 전남대병원, 보건의료노동자 쥐어짜기 희생 강요" 규탄

기자회견문 [전문]

지금 전남대병원은 아비규환이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

코로나 19 확진자 폭증과 의료진의 대량 감염이 겹치면서 코로나 환자는 충분한 치료를 보장받지 못하고 급성기, 위중증환자들도 적절한 시기의 제대로 된 입원 및 검사, 수술 등을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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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제하
최권종지부장의 취지발언
최권종지부장의 취지발언

인력 쥐어짜기와 인력 갈아 넣기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고, 지금 당장 의료진의 과부하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인력대응체계를 시급히 구축하지 않으면 의료인력 붕괴와 의료체계 마비를 막을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정부는 중증환자와 준중증환자 병상가동률이 60%대라 여유가 있다고 하는데 현재 전남대병원은 행정명령으로 내려진 코로나 중환자실, 코로나준중증환자 병동이 연일 꽉 차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코로나 19 환자가 사망하거나 일정 기간이 지나 전원 또는 퇴원을 하면 그 빈 병상에 다시 코로나 19 환자가 입원하는 것이 지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또한, 전남대병원의 일반 환자 중 코로나 19에 감염된 환자는 격리병동의 병상확보가 불가능하므로 전원도 하지 못한 채, 음압 시설이 없는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더군다나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에서는 급성기, 중증환자를 치료해야 하는데 정부는 무조건 코로나 환자 치료 병상확보를 행정명령으로 내리다 보니 뇌혈관질환 중환자실과 병동 등을 축소 및 폐쇄하여 운영하다 보니 중증환자들이 입원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한의 인력으로 병동이 유지되고 있는데 일반 환자와 코로나감염환자를 동시에 치료해야 하고 온전히 환자를 책임질 수 있는 인력충원은 되지 않고 있어서 노동강도는 더 힘들어지고 안전과 건강권은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19 확진으로 격리 중인 직원 수는 전체 직원의 5~6% 안팎이고, 누적 격리자 수는 20~30%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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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3/23 기준 전남대병원직원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1200여 명, 당시 격리자는 150여 명 정도였다.

그런데 정부는 확진된 의료진의 격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업무 연속성 계획(Business Continuity Planning, BCP)을 최근에는 3일까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현재 전남대병원은 5일에서 3일까지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년 1월 코로나 확진 환자가 처음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BCP 기준 완화 등으로 편법 대응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 19 환자 수가 주춤할 때 전남대병원은 노조의 의료인력을 교육과 훈련을 통한 지속적인 준비에 대한 요구에 대해 기재부에서 정원을 승인해 주지 않고 있다며 수수방관했다.

그리고 확진자가 폭증할 때 인력 및 중증환자 등의 명확한 기준도 없이 직원들의 희생만 요구하고 있다. 정확히 검증되지 않는 일시적인 중수본의 파견인력으로, 두 달도 되지 않는 신규간호사로 전남대병원의 코로나 환자 및 위중증환자를 감당할 수 없다.

환자당 간호 인력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하고, 불가능하다면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병동을 폐쇄하는 등 조합원들이 더는 병원을 떠나지 않게, 좌절하지 않게 병원을 운영해야 한다.

전남대병원은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통한 땜질식 방법으로 코로나 위기를 대처해서는 안 된다.

작년에 보건복지부는 9월 28일 코로나 병상 중증도별 간호 인력 배치기준을 발표했는데 코로나 중증병상은 환자 1명당 간호사1.8명, 준중증병상은 간호사0.9명, 중등도병상은 간호사 0.36~0.2명인데 병원에서는 전혀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중환자는 9명인데 간호사는 6명이 일하기도 한다. 광주에는 시에서 운영하는 공공병원이 없다 보니 그 역할을 국립대병원인 전남대병원이 하고 있다.

광주시는 각 병원들에 행정명령으로 병상확보 지시를 내리고, 확보된 병상을 운영할 수 있는 의료진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병원들이 인력이 없어서 운영할 수 없다고 해도 시는 병상확보만이라도 해야 한다고 처음에는 그렇게 설득하다가 확정이 되었고, 이후 인력이 없어서 병상 수 만큼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하면 왜 병상이 있는데 환자를 받지 않냐고 질타를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밥을 못 먹고 일하는 건 당연하고 D 레벨 옷을 5시간 넘게 입고 일하는데, 광주시나 담당 구청에서는 병원 의료진과 단체 카톡방을 통해 끊임없이 코로나 환자를 받도록 압박하고 환자를 치료하느라 빠른 대답을 할 수 없었는데, 질책하고 소명하라고 하고 왜 환자를 빨리 받아 주지 않냐, 와상환자를 가려 받느냐는 등의 사기 저하 말까지 하는 등 광주시의 행태는 정말 비판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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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광주시는 지금 당장 병상확보 중심의 행정명령에서 벗어나 의료전달체계를 검토하고 적절한 의료인력이 실제로 가능한지를 파악해 조처해야 한다.

광주광역시는 병상을 확보하라는 행정명령만 남발하지 말고 광주의료원과 같은 공공병원을 확충해야 하고 재난의료 대응 체계를 구축하여 인력 및 예산을 늘려갈 중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런데도 지금 현재 코로나 이전과 이후 광주시 보건예산은 여전히 1.5% 정도에서 멈춰 있다.

감염병 시대 보건 방역과 치료에 예산을 써야 함에도 광주시의 노력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감염병은 코로나 19가 마지막이 아니다.

어떤 감염병이 오더라도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공공 의료체계를 바탕으로 충분한 보건의료인력을 통해 환자도 병원노동자도 모두 살리는 건강한 광주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2022년 3월 31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남대학교병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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