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 개관기념전인 ‘디지털 공명’전이 30일부터 6월29일까지 GMAP 1,2,3 층 전시실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전시는 이승아, 김정연 게스트 큐레이터 공동 기획이다.

이번 개관전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마주하고 상호작용하는 현상을 고찰하면서 정보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예술의 실험과 방향을 보여주는 해외작가 14개국 14명, 국내작가 7명 등 총 21명 작품 22점이 소개된다.

전시작품들은 메타버스 시대를 주도할 미래 예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로봇, 인터랙티브 아트,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 등 몰입과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전시는 크게 4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서 펼쳐진다.

1층 ‘현재 상황(The Status Quo)’으로부터 출발하여, 2층 ‘퓨처 데이즈(Future Days)’를 지나, 3층 ‘자연과 인간, 기계의 공명(Resonance of Nature, Humans and Machines)’에 이어, 같은 층 제4전시실에서 열리는 오디어-비주얼 공연이 소개되면서 동시대 기술기반 예술의 다양한 관점을 만날 수 있다.

1, 2층 전시와 3층 4전시실에서 열리는 퍼포먼스는 6월29일까지 진행되고, 3층 전시는 2023년 3월29일까지 1년간 계속된다.

1층 ‘현재 상황(The Status Quo)’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명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인류 공통의 위기 상황과 당면 과제들이 예술작품으로 등장한다.

김안나(Anna Kim)의 ‘오션 머신(Ocean Machine)’에는 예술가와 인공지능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해양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발명품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김안나는 현 인류가 맞이한 환경오염, 기후 위기와 같은 글로벌 이슈를 지적하는 동시에 미래의 생태계에 대한 위급한 경고 신호를 알리고자 한다.

마크 리(Marc Lee)의 ‘나의 집이었던 곳(Used to Be My Home Too)’은 관객이 직접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사용하여 과학자와 자연학자들로 구성된 인터넷 커뮤니티, 아이내추럴리스트(iNaturalist)에게 멸종 위기 동식물 관찰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분류학적 유사종을 확인할 수 있다.

벤자 크라이스트+ISSS(Venzha Christ+ISSS, Indonesia Space Science Society)의 ‘VMARS(v.u.f.o.c 화성 아날로그 리서치 스테이션)(VMARS (v.u.f.o.c Mars Analogue Research Station)’은 비좁은 지구를 대체할 외계 행성을 탐색하고,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우리 시대 우주과학의 모순을 밝힌다.

작가의 아이디어에는 미래의 대체음식과 지역사회 개발 및 글로벌 공동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아키히코 타니구치(Akihiko Taniguchi)의 ‘나와 닮은 것 / 사물을 보는 것에 대하여(Something Similar to Me / About Seeing Things)’는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3D 기반 정보를 활용한 예술가의 다양한 실험들이 소개되며, 관객은 직접 게임 컨트롤러를 이용해 그가 구현한 공간을 체험하게 한다.

정정주의 ‘빌라(수색로)(Villa (Sudaek-ro)’는 비상시 방호벽으로 기능하는 군인 아파트의 기이함을 통해 동시대 감시체계의 단면을 드러내고 동시에 현대인의 내면과 상처, 스트레스를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청시엔유(Cheng Hsien-yu)의 ‘변화 없는 변화(Invariable Variation)’는 관객과 로봇의 상호작용으로 완성되는 작품이다. 카메라를 장착한 로봇은 관객이 로봇을 바라볼 때 정지하고, 보지 않을 때를 노려 움직이는 상황을 연출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 인간과 기술, 정보가 변형되는 상황 속에 사건-사물-현상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며, 나아가 보호와 통제, 감시 문제를 다루고 있다.

2층 ‘퓨처 데이즈(Future Days)’에서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미래의 경험, 즉 디지털 공간과 물리적 공간의 경계 지점에 있는 작품 및 근미래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주로 소개한다.

전시 작품들은 새로운 디지털 종과 생태, 로봇, 인공지능, 가상공간 등 기술발전이 불러온 새로운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라파엘 로자노-해머(Rafael Lozano-Hammer)의 ‘기록된 기관(器官)(Recorded Assembly)’은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방문객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합성한 ‘셀카’를 보여준다.

관객이 즐겁게 참여하는 이 작품의 이면에는 인간의 데이터화, 개인 정보의 노출, 그리고 예측가능한 감시체제의 미래를 예감하게 한다.

로렌스 렉(Lawrence Lek)의 ‘노텔(Nøtel)’은 세계 최고의 특급 호텔이라는 설정 아래,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경험하고 누릴 수 있는 호화로운 서비스를 홍보하는 멀티미디어 작품이다.

관객들은 게임 컨트롤러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호텔 내 양자 컴퓨터, 중력 텔레포터, 춤추는 드론, 유령 같은 홀로그램을 마주하게 된다.

모라카나(MORAKANA)의 ‘공생(共生).라이브(Simbiosis.live)’는 생물 반응기와 디지털 공간의 네트워크를 연결하며, 디지털과 물리적 세계의 생명체가 공존하는 흥미로운 생태계를 보여준다.

박상화의 비디오 조각 ‘이너드림 하우스(Innerdream House)’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에 예술적 상상을 더한 디지털 상상화이자 초현실적 풍경화를 연출한다.

장진승의 ‘망상현실(Deluded Reality)’은 디지털 게임 세계 내부에 존재하는 등장인물이 현실을 혼동하기 시작하는 ‘망상 현실’을 보여준다.

또 다른 그의 작품 ‘데이터 모뉴먼트(Data Monument)’는 관객의 얼굴과 신체 데이터를 감각하는 방식에 대하여 질문하고 있다.

팀보이드(teamVOID)의 ‘더 팩토리(The Factory)’는 거대한 시스템으로 변해가는 자동화된 공장을 조형화함으로써 생산 시스템과 창작의 경계에 있는 로봇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3층 ‘자연과 인간, 기계의 공명(Resonance of Nature, Humans and Machines)’에서는 적극적으로 예술과 기술의 공존을 실험하는 예술가들의 자연-인간-기계-예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 변화의 지점을 생각하게 하는 예술 작품을 소개한다.

로봇과 기계, 기술 메카니즘을 넘어 알고리즘, 오토마티즘의 데이터 기반 실험이나 가상공간과 실제 공간 사이의 모호한 경계와 지점에 대한 고찰, 이를 통해 구현되는 디지털 공간을 다시 물리적 공간으로 연결하는 역발상 등, 디지털과 현실의 새로운 공생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노력의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권두영의 ‘이상·한·5·18(Yisang·Han·5·18)’은 광주 민주항쟁 5·18의 사건과 일화들을 추상화하고 공간 안에 재현한다. 컴퓨터는 창작자가 되어 관객의 참여와 카메라 트레킹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를 창작한다.

노진아의 ‘테미스, 버려진 AI(Themis, Abandoned AI)’는 인간의 감정을 배워가는 로봇이 오히려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없게 되는 모순적 상황을 표현한다.

다니엘 이레기(Daniel Iregui)의 ‘편재(遍在)(Omnipresence)’는 현실과 디지털 세계에 편재하는 개인 정보를 디지털 인피니티 거울(mirror)로 은유하며, 관객의 움직임을 녹화하여 다시 스크린에 투사하는 오디오 비주얼 기반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바론 란텐느(Baron Lanteigne)의 ‘유형(有形) 데이터(Tangible Data)’는 떠오르는 NFT 시장과 함께 첨단 기술의 이면에 존재하는 기술 장치의 물질성을 강조하는 애니메이션 설치 작품이다.

사샤 스파찰(Saša Spačal)의 ‘흘린 눈물의 도서관(The Library of Fallen Tears)’은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담은 눈물에서 배양한 미생물을 모아 만든 눈물 저장소이다.

특히 이 작품은 광주의 아픈 역사와 희생당한 많은 광주시민을 애도하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안드레아스 슐레겔(Andreas Schlegel)의 ‘머신 드림(Machine Dreams)’은 머신 러닝과 그래픽 기술의 하나인 ‘레이 마칭(Ray Marching)’을 통해 인공지능(AI)이 쉬지 않고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생산하는 작품이다.

3층 제4전시실은 기술과 예술의 협력을 통한 탈장르, 융복합 예술 및 다원예술 등을 소개하는 실험공간이다.

디지털 아트 및 기술과의 협력을 통한 실험의 장으로서 예술가의 상상력을 실현하게 하며, 향후 GMAP에서 진행될 연구 및 리서치 랩을 통해 제작되는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다양한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사브리나 라떼(Sabrina Ratté)의 ‘플로랄리아(Floralia)’는 기술과 유기물의 융합으로 탄생한 생태계를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며 과거와 미래가 현재라는 영원한 긴장 속에 공존하도록 만든다.

고휘의 오디오 비주얼 라이브 공연 ‘소리 오브젝트를 위한 구성(Composition for Objective Sound)’은 알고리즘을 통해 공간과 소리, 이미지를 연결하는 인터랙티브 연주로 구현되어 몰입형 환경을 제공한다.

이어서 '박혜신(Park Hyesin), 권한솔(Kwon Hansol), 이다래(Lee Darae), 양시영(Yang Siyoung)' 4인의 발달장애 작가와 뮤지션 하림과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사 이지위드의 기술지원으로 제작된 몰입형 인터랙티브 작품 ‘좋은 날, 좋은 밤(GOOD DAY, GOOD NIGHT)’이 소개된다.

관객이 벽면에 설치된 센서를 만지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작품을 다양한 소리와 함께 공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전시에 참여하는 한국, 대만, 독일, 멕시코, 미국, 스위스, 슬로베니아, 인도네시아, 일본, 영국, 중국, 콜롬비아, 퀘벡(캐나다), 태국 등 총 14개국 예술가 21명(팀)은 동시대 예술 안에서 기술과 예술의 협력을 통한 다양한 시너지를 보여주면서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구현되는 예술작품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질문한다.

특히 이번 개관전에는 캐나다 퀘벡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4명(다니엘 이레기, 라파엘 로자노-해머, 바론 란텐느, 사브리나 라떼)이 참여했으며, 주한 퀘벡정부 대표부의 지원과 협력이 함께 했다.

이를 계기로 GMAP의 중장기 해외 교류사업을 시작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개관일(3월30일 오전11시-오후1시 예정)에 개최되는 스페셜 포럼인 ‘퀘벡 포커스: 퀘벡의 미디어 아트씬’에서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퀘벡 예술가들과 일렉트로닉 뮤직과 디지털 아트 축제를 주관하는 세계적인 뮤텍(MUTEK) 페스티벌 팀도 참여한다.

전시를 기획한 이승아 게스트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가 기술기반, 특히 디지털 정보를 적극 활용한 예술작품이 보여 주는 우리의 현실을 경험하고 미래의 예술을 상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며 예술을 통해 인류 공통의 과제로서 미래에 대한 고민과 메시지를 관람객들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한다.

광주시립미술관 전승보 관장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은 예술을 통해 시민의 일상과 적극적인 만남을 시도하는 공간이다”며 “동시대 담론을 심도 있게 다루며 예술의 여러 장르를 소개하는 실험적인 전시를 추구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편안하게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 마련과 함께 일반 대중을 위해 미디어아트의 문턱을 낮추는 행사들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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