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송광사와 선암사를 시와 사진으로 만나는 인문여행 길잡이 책

전남 순천의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의 석연경 시인이 ‘시와 사진으로 만나는 전남 사찰 기행’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시와 사진으로 만나는 순천 사찰 기행-둥근 거울』(문학들 刊)을 펴냈다.
 

석연경 시인 '둥근 거울' 표지그림.
석연경 시인 '둥근 거울' 표지그림.

세계문화유산인 태고총림 선암사와 한국 삼대 사찰 중 하나인 승보종찰조계총림 송광사의 아름다운 풍광과 불교 철학의 사유를 시와 사진으로 담았다.

송광서 대웅보전에 가보라
가지런히 신발 벗고
없는 마음 내리고
없는 괴로움도 버려라

합장하고 무릎 꿇고 절하면
과거 연등불 현재 석가모니 미래 미륵불이
무아이며 무상이니 공이며 중도라
연기적 세계에 갈 곳 알려주네

- 「송광사 대웅보전」 중
 

달마대사를 마주 보면
달마대사를 볼 수 없다
옆에서 비스듬히 보거나
조사전 문을 닫아야 보인다
밖에는 아무 것도 없다
문을 닫으면 보이는
두 개의 밝은 마음

- 「선암사 조사전」

 

송광사와 선암사는 조선시대의 숭유억불 정책,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과 여순사건 등의 고난 속에서도 한국불교의 맥을 이어 현재까지도 융성하게 불교문화를 꽃피우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년고찰이다.

이 책은 송광사와 선암사의 본찰과 암자는 물론 순천의 말사들을 시 62편과 사진 94컷으로 표현했다.

현지를 여행하는 독자에게는 실제 풍경과 사진 그리고 시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인문여행 길잡이 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연경 시인은 불교철학의 핵심을 풍광 속에서 간파하여 그것을 시로 승화했다. 시 「능견난사」를 예로 들면, 스님들이 밥그릇으로 사용하는 발우를 통해 “보고도 알 수 없는 것/만지고도 알 수 없는 것/감각으로도 알 수 없고/머리로는 알 수 없는/놋쇠의 포개짐” 속에서 “아래로 포개도/위로 포개도/하나로 포개지는//자연과 사람이/전생과 이승이/꽃과 나비가/손과 손이 포개지는/” ‘불이(不二)’의 세계를 노래하고 있다. 김준태 시인은 발문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모든 사람들이 둘이 아닌 ‘하나’의 세계 속에서 부처님을 만나는” 즉 “화엄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석연경 시인.
석연경 시인(문학평론가).

석연경 시인은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2013년 『시와문화』에서 시로, 2015년 『시와 세계』에서 문학평론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가 있고,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가 있다.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석연경 시인(문학평론가), 경남 밀양 출생. 2013년 『시와 문화』에서 시, 2015년 『시와 세계』에서 문학평론으로 등단했다.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가 있고,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가 있다.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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