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의 팔촌이래도 그게 어디냐

남산위에서 돌을 던지면 김가 아니면 이가 머리 위에 떨어진다고 한다. 그만큼 같은 성씨가 많다는 의미다. 처음 만나서 서로 이름을 밝히면.

‘아 이씨로군요. 어디 이씨세요. 전주 이씨요.? 종씨네요. 돌림자가 어떻게 되세요. 아이구 그럼 제 아저씨 뻘이네요. 다음부터 아저씨라고 부르겠습니다.’

이미 친척이 됐고 아저씨 조카사이가 됐다. 얼마나 좋은가.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친척이다. 땅덩어리가 좁고 인구도 적다 보니 도리가 없다. 몇 다리만 건너면 모두 친척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장모 최 모 씨(자료사진)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장모 최 모 씨(자료사진) ⓒ뉴스1

얼마나 좋은가. 6.25전쟁 때도 지방에 일가친척 찾아 피난간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우리처럼 연고를 알아주는 사람들도 별로 없을 것이다. 군대도 그렇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자유당 시절 빽이 최고였다. 빽만 쎄면 군대 안간다. 신체검사에 불합격 되면 된다.

어떻게 불합격이 되느냐. 여러방법이 있다. 짝눈도 그 중에 하나다. 군대는 안 가고 외국유학을 간다. 내 친구 놈들 중에서도 군대 안가고 하바드 유학가고 박사되고 귀국해서 딩가딩가 출세한 놈이 하나 둘이 아니다.

■팔자소관이다. 남의 탓 말거라.

모두가 도둑놈인 세상에서는 도둑놈 욕해도 소용이 없다. 그러나 모두가 도둑놈인 것은 아니다. 세상을 제대로 살려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썽이 난다. 요즘 누군가가 2심재판에서 무죄가 선거됐다고 해서 말들이 많다. 아니 성스러운 법관이 법률에 의해서 무죄를 때렸는데 무슨 말들이 많으냐. 말 많은 인간들을 엄벌해야 되는 법은 없느냐.

도대체 왜 말이 많으냐. 국민들이야 뭘 알겠냐만 그래도 신뢰를 받는다는 신문에서 사설로까지 보도를 했으니 말썽이 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신문보도에 의하면 무죄 때린 재판장은 변호인 1명과 대학 법과 동문에다 사법연수원 동기. 더군다나 법원에서 5년가량 함께 근무한 적도 있다. 또 판사와 피고인의 사위는 사법연수원 동기다. 대단한 연고다.

또 묘하게도 판사와 피고인의 사위는 이름 돌림자가 같다. 우연의 일치로는 너무 기막힌 것 아니냐고들 하지만 우연인 걸 어쩌나

사실 법관도 사람이다. 인정에 끌리지 않을 수 없고 연고도 완전하게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런저런 오해를 막기 위해 연고가 있는 경우에는 오해방지용 재판기피도 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말이 많은 재판에는 재판기피를 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이 있는데도 재판부는 스스로 회피하지 않았고 검찰도 기피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살구나무 밑에서는 갓끝도 고쳐 안맨다.

요즘처럼 말 많은 한국 정치가 없다. 원래 말이란 걸기로 마음만 먹으면 걸리게 마련이다. 가능한 한 걸리지 않도록 조심을 하는 게 상수다. 헌데 요즘 한국 정치는 체면이나 오해 같은 건 나중에 보자는 판이다.

네가티브는 하지 말자고 열두번 씩 공언을 하는데도 되돌아 서면 안녕이다. 어쩌자고 이 지경인지 알 수 없지만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거의 다 공부도 할만큼 했고 거기다 법도 공부를 했다.

국민들도 만성이 되어서 도둑놈이 도둑질 하는 정도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야금야금 나라가 병들어 간다는 것을 국민들은 제대로 인식을 해야 한다. 왜냐면 이게 바로 국민이 도둑놈과 공범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법과 언론이 똑바로 서 있으면 세상은 완전히 썩지 않고 망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국민의 불신과 저주는 모두 법과 언론 탓이 아닌가. 아니라고 부인을 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