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전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입장 발표

정부와 법원은 엄정한 법 집행으로 죽음의 행진을 멈춰야 한다.
민주노총광주본부는 단 하나의 억울한 죽음도 없도록 감시하고 투쟁할 것이다.

 

노동자 시민의 투쟁으로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늘부터 시행된다.

‘이윤 때문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책임자를 처벌해야 실질적인 재발 방지가 가능하다’는 전 국민의 동의와 엄중한 명령으로 제정된 법이다.

제2의 학동참사인 화정동 붕괴사고에 이어 어제도 광주 도산동 건설현장에서 한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이런 인재가 발생할 때마다 전 국민들은 억장이 무너지듯 가슴을 졸이며 애를 태웠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일찍 제정되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수 많은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참사를 지켜봐야만 했던 국민들은 기업과 최고경영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없이는 결국 또 다른 죽음이 발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기업과 최고경영자들이 처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며 법 제정을 반대한 지난 1년의 행보는 참으로 개탄스럽다. 예방을 위해 안전보건 관리 체계 구축을 준비하는 기업은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법망을 피해가는데 골몰하고, CCTV등 노동자 과실 찾기 준비에 열을 올렸다.

경총, 건설협회 등 경제단체들과 수구보수언론은 연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때리기 보도를 쏟아냈다. 재해예방에 온 힘을 쏟아도 모자랄 시간에 법 시행일이 다가오자 우리가 ‘1호는 될 수는 없다’며 셧다운을 선택한 10대 주요 건설사들을 보고 있자니 머리끝까지 분노가 치민다.

이제 법 시행 이후에도 기업과 대형 로펌의 압박에 떠밀려 또 다시 꼬리자르기식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하급관리자만 처벌하게 되어 있다며 수사도, 기소도, 처벌도 하지 않았던 정부와 법원을 우리는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민주노총광주본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이 현장과 시민의 삶에서 실질적인 힘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기업과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구축하도록 요구하고 과정에서 노동자의 참여 권한을 강화시켜 나갈 것이다.

불안정한 고용 조건에서 위험 업무를 도맡아 하는 하청·특수고용노동자도 원청에 현장 개선을 요구하고 이를 공식화 시켜내는 투쟁을 조직할 것이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 넘기고 감시하고 통제하는 꼼수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다.

무엇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함께 나섰던 노동, 시민사회, 피해자 유족들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 문제를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반 구축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80% 이상의 중대재해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집중되는 만큼 작은사업장과 무노조 사업장의 중대재해 문제에도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보다 근본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전면 적용과 개정투쟁, 발주처의 공기단축 강요에 대한 처벌, 인과관계 추정 도입, 책임자처벌 등 핵심 조항을 반영하기 위해 법 개정 투쟁에서 적극 나설 것이다.

단체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악과 무력화 시도 즉각 중단하라.
법원은 엄정한 법 집행으로 실질적인 경영책임자 강력 처벌하라.
인 미만 사업장 3년 유예, 5인미만 적용 제외 삭제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전면 적용 즉각 개정하라.

2022년 1월 27일

민주노총 광주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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