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왜 참사가 반복되는가'
건설노조, '왜 참사가 반복되는가'
  •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
  • 승인 2022.01.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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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참사, 책임자를 처벌하라!
중대재해처벌법 강화하고, 건설안전특별법 제정하라!

왜 참사가 반복되는가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1월 17일(월)~18일(화) 동안 7,573명의 건설노동자를 대상으로 안전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를 통해 사고를 얼마만큼 겪는지, 건설현장이 달라지고는 있는지, 개선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봤다.

HDC현대산업개발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를 두고 현장에서 목수, 철근, 덤프, 타워크레인, 전기 등의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건설노동자들은 ▷콘크리트 타설 보양 부실로 인한 강도 저하(75.1%) ▷무량판 구조(보 없이 바닥과 기둥만 있는 형태)의 무리한 시공(44.1%) ▷수량이나 강도에 있어 부실 철근 자재 사용(25.6%) ▷타워크레인 브레싱 등 타격(11.8%) 등을 시공적 요인으로 꼽았다.

사고의 근본적 원인으로는 ▷불법다단계하도급(66.9%) ▷빨리빨리 속도전 공기단축(63.3%) ▷최저가낙찰제(안전관련 예산 축소, 적은 인원 투입 등)(54%) ▷신호수 미배치, 안전시설 조치 미비 등 건설사의 안전 관리감독 소홀(37%) 부실하고 이론적인 안전교육)(32.5%) ▷노동안전문제에 노동자 참여 없음   (29%) ▷건설노동자를 무시하는 직장문화(27.2%) 등을 지적했다.
 

“그럴 줄 알았다”
이윤은 최대화하고, 공사기간은 최소화하고, 사고책임은 떠넘기고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본부장 정양욱)가 20일 오전 광주광역시청 앞애서 기자회견을 갖고 건설안전특별법 제정과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광주인

건설노동자는 각종 사고원인들이 새롭지 않다.
어느 현장에서든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다.

사고가 나면 누구든 일단 책임은 떠넘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HDC현대산업개발에, HDC현대산업개발은 하청 전문건설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실제 수많은 현장에서 대형 건설사는 꼬리자리기식으로 책임을 피한다. 광주 학동 재개발현장 붕괴참사에 이어 한익스프레스 남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 역시 대법원에서 원청 건설사 대표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해 재하도급을 줬고,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규정된 원청의 책임을 다하지 않아 벌어진 사고였다. 반면,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지 않고 솜방망이 처벌에 머물면서 건설현장 산재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누구든 책임을 지지 않으니 건설현장엔 사고 방지 대책이랄게 없었다. 이런 악순환은 중대재해처벌법이 강화, 적용돼야 하는 이유다.

반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1월 27일 시행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처벌 1호가 되지 않기 위해 각종 꼼수를 부린다.

1호가 될 수 없다
중대재해법을 피해가려는 건설사의 꼼수

 

민주노총과 건설노조 간부들이 20일 기자회견에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인
민주노총과 건설노조 간부들이 20일 기자회견에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인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일인 27일, 16.9%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해당일엔 현장 가동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건설사들은 어떻게든 1호가 될 수 없다며 온갖 꼼수를 부리고 있다. 반면, 1호부터 10호까지 건설사가 불명예를 차지할 확률은 매우 높다.

왜냐하면 여전히 지금도 건설노동자들은 공기단축에 대한 ‘빨리빨리 속도전’ 압박을 받고 있다.(36.6%) 현장에선 “천천히 안전하게 공사기간은 맞춰달라”고 한다.

등교, 출근 시간에 지각을 앞두면 마음이 급해지듯, 공사기간 압박에 시달리면 안전하게 일할 수 없다. 그러면서 CCTV가 늘었다.(49.5%) 안전사항 관리감독의 순기능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건설노동자들은 안전을 명분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 통제가 심해졌다(41.6%)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안전보호구, 안전시설 등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추궁(34.8%)한다거나 보여주기식 형식적 안전점검(39.3%)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안전고리를 걸 데가 없는데, 여하튼 걸라고 지시하고, 사진 찍어 보고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안전은 통제가 아니라 권리이다.
반면, 노동안전 문제에 노동자 참여를 보장하지 않는다.(61.9%) 건설노동자는 눈에 들어가면 실명하게 되는 콘크리트 박리제 같은 유해위험물질에 대한 공지나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33.7%) 안전을 담당하는 건설사 직원이 늘었지만(32%), 안전교육은 대체로 잘 안 된다.(42.1%)

거대 공기업의 위험의 외주화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이 20일 건설노조 기자회견에서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붕괴참사 이후 입장을 내놓지 않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광주인

고 김다운 전기 노동자는 한국전력이 떠넘긴 위험작업을 하다 감전 당하고, 결국 사망했다. 한전은 활선차량 등 안전장비, 2인1조, 안전관리자 배치 등 본인들이 규정한 지침조차 지키지 않았다.

국가철도공단은 철도 현장에서 전기를 놓는 노동자들의 임금 중간 착취에 대해 ‘모르쇠’하고 있다. 철도 현장 노동자들은 이미 중간 도급업자를 통하지 않고선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인데, 이는 분명 전기공사업법에 반하는 사항이다.

세금 들여 국가 기간망을 세우는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로 전락시키고, 위험을 외주화 하고 있다.

결국 돈이다

안전보다, 건설노동자의 생명보다, 견실시공보다 중요한 건 돈이었다.
건설현장은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불법도급과 이로 인한 공기단축, 위험이 만연돼 있다. 이에 반해, 건설산업은 제도산업인만큼 정부 당국의 규제와 책임자 처벌은 필수적이다.

또한 앞선 설문에서 드러나듯 속도전이나 건설사 및 감리의 역할을 규율하고 있는 법이 건설안전특별법이다. 이 법은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돼 있으나 논의된 적은 없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 당국은 적정 공사기간 실현에 대해 건설안전특별법을 거론하며 구체적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지만, 사고날 때만 언급하는 정도다.

실은 이 법은 한익스프레스 남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에서 비롯된 법이며, 지난 광주 학동 재개발 참사에서도 정부는 이 법을 거론하다 잠잠해졌다.

20일 실종자 가족에게 모습을 드러낸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 39층 신축 현장. 지난 11일 붕괴 당시 39층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강행됐었다. ⓒ
20일 실종자 가족에게 모습을 드러낸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 39층 신축 현장. 지난 11일 붕괴 당시 39층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강행됐었다. ⓒ광주화정 아이파크 붕괴 피해자가족 협의회 제공

따라서, 사고가 재발되는 데에는 정부 당국의 책임도 크다. 법과 제도, 행정력은 무얼 했단 말인가. 위험천만 부실 악덕 건설사, 건설안전특별법을 외면한 정부와 국회, 참사 앞에 모두 유죄다.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적정공사비를 보장할 체계를 갖추고, 공사할 줄 아는 건설사가 시공하도록 해야 한다.

인력이든 공법이든 도급 주고 책임지지 않는 브로커는 더 이상 필요 없다. 직접시공, 직접고용은 건설현장 안전 및 견실 시공을 도모할 것이다.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하라!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하라!
직접시공, 직접고용 정착하라!
건설현장 안전에 노동자 참여 보장하라!
2022년 1월 20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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