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섬진강댐 하류 수해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군민들이 섬진강에 댐과 보가 설치된 이후 벌어진 환경 파괴와 재난, 종 다양성 손실, 유역간 물분쟁 등을 우려하여 이를 시정해 달라는 물분쟁 조정신청서를 17일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섬진강 물분쟁 조정 필요성을 인식해 온 군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공부와 연구를 거듭한 끝에, 모임 구성원을 대표하여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대표 윤주옥)과 ‘지구를지키는작은발걸음’(대표 문현경)은 ‘섬진강의 적정 유량 확보를 위한 섬진강 물분쟁 조정 신청서’와 ‘섬진강 광평수중보 철거를 위한 섬진강 물분쟁 조정 신청서’를 각각 국가물관리위원회와 영산강섬진강유역물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전남 구례 섬진강 벚꽃길. ⓒ전남 구례군청 제공
전남 구례 섬진강 벚꽃길. ⓒ전남 구례군청 제공

‘섬진강의 적정 유량 확보를 위한 섬진강 물분쟁 조정 신청서’에는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섬진강의 적정 유량을 확보하여 섬진강 유량이 적절한 시기에 필요량만큼 공급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그동안의 섬진강 물 정책이 용수 공급만을 중요시해 온 탓에 벌어진 하천 생태계 파괴와 지역민 생계 위협, 섬진강 하구 바다화와 염류 피해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번 물 분쟁 조정을 신청한 구례군민은 이번 조정 절차를 통해 재첩 서식지와 모래톱을 보존하고, 2020년과 같은 섬진강 하류 침수 피해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생태계와 종 다양성 보호를 위해 섬진강 하류 물 유량이 적절하게 유지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광평수중보 철거를 위한 섬진강 물분쟁 조정 신청서’를 제출한 군민들은 광평수중보 설치에 따라 물의 흐름이 정체돼 광평수중보 상류에 오염된 저니(底泥)가 퇴적되어 수질 오염이 발생하는 상황을 지적하며 영산강․섬진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구례 주민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하고, 섬진강을 생명의 강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첫 단추로 광평수중보 철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광평수중보로 인하여 수질 악화와 광평수중보 상류의 생물상 변화를 걱정하는 구례군민들은 광평수중보가 철거될 경우 하천의 통수 단면이 확장되어 홍수의 소통 능력 증대, 수생동물의 자유로운 이동성 확보, 섬진강의 자연성 증대와 같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물분쟁 조정 신청’은 “수자원의 개발ㆍ이용 및 관리 등에 관하여 의견이 달라 물분쟁이 생긴 경우 물분쟁의 조정을 신청하려는 이해관계자는 물분쟁 발생의 일시 및 장소, 물분쟁의 경과 등이 포함된 물분쟁 조정 신청서를 국가물관리위원회 또는 유역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하도록 <물관리기본법 시행령>(시행 2019. 6. 13.)에 따라 그 신청 절차를 정해 두었다.

섬진강 물분쟁 조정 신청에 함께한 구례군민들은 ‘섬진강을생명의강으로주민네트워크’준비모임을 구성하여, 섬진강유역에 사는 주민들과 함께하는 생태모니터링, 홍보와 주민교육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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