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시-고 배은심 여사] 당신은 우리 어머니입니다

당신은 우리 어머니입니다
  (배은심 어머니를 추모하며)

- 장헌권 목사(광주서정교회. 시인)
 

무등산 아래 지산동 언덕길
손녀 손잡고 꽃구경 하면서
사진찍고 안아주며 활짝핀 웃음꽃
자식농사 잘해 남부럽지 않던 어머니

살인적인 군부 최루탄
아들 생명꽃 앗아간 저 잔인한 살인 악마들
소박한 가슴에 쾅! 쾅! 쾅! 대못박힌 어머니

독재타도
호헌철폐
울먹이면서 목숨 아들 보듬고
“네 가슴에 맺힌 한 풀어줄게
엄마가 갚으란다
한열아
한열아
가자 우리 광주로” 절규하며
십자가 아들 껴안고 있는 피에타

빛고을에서 여의도로
천막과 노숙으로
치 떨리는 역사에 밑줄 그으며
폭압과 어둠의 탄압 한치도 흔들림없이
홀로가 아닌 되살아난 아들과 함께
거리의 투사가 된 어머니

그곳은
오월 어머니
용산참사
백남기 농민
세월호 가족
미얀마인
고통의 현장에 당차게 서 있는
유월 하늘 함성으로 살아 있는 어머니

불꽃처럼 35년을 쉼없이 살던
어머니 이름
배은심
투사가 아니라
한걸음 한걸음
어둠이 빛을 이긴적 없다는 말씀
믿고
저 어둠을 뚫었던
우리 어머니 길

당신은 우리 어머니
영원한 유월 함성으로 부활한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