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의 글] 배은심 '6월의 어머님', 한열 형 곁에서 영면하소서!
[추모의 글] 배은심 '6월의 어머님', 한열 형 곁에서 영면하소서!
  • 안평환 민주당광주시당 부위원장(진흥고 13회. 전 광주YMCA 사무총장)
  • 승인 2022.01.10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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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열사의 배은심 어머님을 추모하며

‘6월의 어머니’로 불리던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불과 몇 달 전 고 오종렬 의장님 2주기 추모식 때 망월묘역에서 뵐 때만 해도 건강해 보이셨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시다니 마음이 먹먹해 집니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아들 이한열은 열사가 되고, 아들의 뒤를 이어 평범한 주부로 사시던 어머님은 민주투사가 되어 ‘6월의 어머니’로 불렸습니다. 벌써 35년의 세월이 흘렀고 정말 모진 세월이었습니다.

지금도 어머님의 말씀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살인마들은 물러가라. 현 정부는 물러가라.... 한열아, 다 잊어버리고 가거라. 이 많은 청년들이 너의 피맺힌 한을 풀어줄 거야. 안되면 내가 풀겠다. 한열아, 가자 광주로. 한열아, 이제 광주로 가자.”

저와 이한열 열사는 진흥고등학교 동문이었습니다. 한열 선배님이 2년 선배님이었습니다. 

이한열 열사의 운구가 광주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진흥고 동문들은 울분을 참지 못해 울고 또 울었고, 외치고 또 외쳤습니다.

“우리 한열이를 살려내라”고....

광주로 운구차가 도착하는 소식을 들은 진흥고 동문들은 모교로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모교 차량에 탑승하여 “한열이를 살려내라!”며 목 놓아 외쳤고 광주출정가와 오월의노래를 부르며 이한열 열사를 맞이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만 20세 꽃다운 청년의 비극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삶도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유가협 회장을 맡은 어머님은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422일 동안 국회 앞 천막 농성을 통해 법제정을 이끌었습니다.

광주에서 평범한 주부로 살던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 이후 이렇게 일생 동안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셨습니다.

"저는 그냥 간게 아니라 항시 한열이하고 둘이 간다. 나는 나 혼자가 아니다. 남들이 볼 때는 배은심 혼자지만, 제 생각에는 배은심은 항시 둘입니다."

어머니를 볼 때마다 생전 어머니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각계에서 고인을 향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 이재명 대통령 후보, 그리고 수많은 민초들이 직접 빈소를 찾고 고인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이제 민주화운동을 이끄셨던 세대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것이 너무 서럽고 아쉽지만 새로운 세대에게 길을 열어주는 밀알이라 믿습니다.
민주평화세력들이 정권재창출을 통해 대전환의 대한민국을 열고 더 나은 민주주의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어머님!

이제 무거운 짐 다 내려놓으시고 사랑하는 아들 곁에서 평안히 영면하소서.

하늘나라에서 한열이형을 만나시면 꼭 껴안아 주세요.

2022.1.10

더불어민주당광주광역시당 부위원장 안평환(광주진흥고 13회 졸업생)

안평환 민주당광주시당부위원장(전 광주와이엠시에이 사무총장).
안평환 민주당광주시당부위원장(전 광주와이엠시에이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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