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무늬만 공영방송” 광주MBC 경영난 핑계 언론 역할 포기 우려된다

“무늬만 공영방송 유지못해” 제작예산 50% 삭감한 광주MBC
대선·지선 앞두고 80분 시사라디오 20분으로 대폭 축소
광주전남민언련 “자체 제작프로그램은 방송국 존재 이유”
“지역 목소리 담을 ‘그릇’ 사라지는 것...공영방송 역할 외면 말아야”

 

광주MBC가 경영난을 이유로 2022년 프로그램 제작비를 50% 삭감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1월 개편에서 12년 간 지속해온 라디오 ‘황동현의 시선집중’을 폐지하고, ‘문화콘서트 난장’과 ‘오매 전라도’ 등 광주MBC 대표 TV프로그램 제작비도 50% 삭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라는 지역방송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해지는 시기에 80분 분량 장수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20분 분량 신규 프로그램을 축소 편성하는 것이다.

광주MBC는 최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폐지 사태와 관련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광주MBC는 공영방송으로 불리지만 광고와 직거래수입을 재원으로 하는 ‘미디어기업’”이라며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계속 방치하면서 ‘무늬만 공영방송’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예산 축소 편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은 ‘무늬만 공영방송’을 스스로 자처한 광주MBC의 이같은 입장이 공영방송의 역할을 축소하고 앞으로는 자본의 논리로 방송국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 밖에 없다.

경영난 때문에 자체 프로그램을 축소하겠다는 것은 지역방송사의 존재 가치를 포기하는 것으로, 미디어기업으로서의 노선을 강화하고 공영방송 역할은 퇴보시키겠다는 것인지 우려를 낳고 있다.

광주MBC는 제작비를 삭감하면서도 유튜브 방송 등 뉴미디어를 활용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역할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그것은 경영개선 등의 자본 논리에 떠밀려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바탕 위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특히 시청률 등의 논리로 지역 방송의 존재 가치인 지역 고유 자체 제작프로그램부터 축소해 나간다면, 앞으로 수도권 중심, 자본 논리에 대항해 지역방송이 존치해나갈 수 있을지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지역 공영방송은 지역 민심을 대변하고, 여론을 모으는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특히 올해 두 번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어느때보다 지역 방송국의 ‘지역발전 견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MBC 박성제 사장은 1월3일 신년사에서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공영방송이 MBC”라며 “MBC를 진정으로 공영방송이게 하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의 ‘공영성’”이라고 말했다.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책무를 강조한 것이다.

광주MBC 김낙곤 사장은 12월31일 광주지역 시민단체들과 면담 자리에서 “MBC는 미디어기업과 공영방송 두 가지 책무를 모두 포기할 수 없다”며 “경쟁력과 경영개선을 모두 갖춰나가겠다. (새로 편성되는)시사인터뷰오늘 등 변화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은 광주MBC가 공영방송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본연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경영을 개선해 나가고, 소멸해가는 지역 여론의 소금같은 역할을 해나가길 바라며, 광주MBC가 앞으로 지역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을 해나가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가겠다.

2022년 1월 3일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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