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관리법」 위반, 봉성산 훼손에 대한 우리의 입장문 [전문] 


2021년이 간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이하 지리산사람들)은 기후위기와 코로나19로 초록별 지구의 미래가 걱정스러운 지금, 과감하고 새로운 행동이 필요한 시기에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지리산사람들이 엄동설한에 전하게 된 소식은 구례군이 「산지관리법」과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을 위반하며 구례의 심장인 봉성산을 훼손하였다는 사실이다. 지리산의 주맥이 내려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해발 166m의 봉성산은 구례의 주산이자 진산이다.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성산 훼손 현장. 봉성산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 앉은 구례읍의 상징적인 산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사람들 제공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성산 훼손 현장. 봉성산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 앉은 구례읍의 상징적인 산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제공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성산 훼손 현장. 봉성산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 앉은 구례읍의 상징적인 산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사람들 제공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성산 훼손 현장. 봉성산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 앉은 구례읍의 상징적인 산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제공

봉성산은 구례군민 모두에게 소중한 숲이며,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상 자연녹지지역이며 근린공원이며, 「산지관리법」에 의한 보전산지이다.

그런데 구례의 자랑인 봉성산에 끔직한 일이 생겼다. 구례군이 ‘봉덕정 정비공사’(이 공사)라는 이름으로, 봉성산에 있는 국궁장(사정)을 3800㎡에서 5300㎡로 확장하는 공사를 하며, 높이 10m, 너비 7m의 절개지가 생겼고, 높이 10m 내외 벚나무와 참나무, 동백 등이 수백그루 잘려나간 것이다.

구례군은 이 공사가 주민의 제보에 의해 알려지기 전까지 어느 누구에게, 단 한 번도 설명하지 않았다. 주민들이 분노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1년 넘는 공사기간과 19억 원이라는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공사에 대해 김삼종 구례읍장을 포함한 공무원 대다수, 정인호 이장(봉남리) 등도 몰랐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있을까?

그런데 더 놀랄 만한 것은 이 공사가 산지전용 미이행으로 「산지관리법」을 위반하였고, 군 계획시설인 봉덕정에 대한 공사를 진행하면서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의한 실시계획 인가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또한 봉성산에서 파낸 흙을 ‘구례 골프 연습장 예정지’ 복토작업에 사용하였으며 이 또한 허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법을 수호하고 집행해야할 행정이 법을 위반하면서 공사를 진행했다는 건, 이건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다.

지리산사람들은 파헤쳐진 봉성산이 하루빨리 옛 모습을 찾기를 원한다. 구례군은 주민, 전문가,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위원회를 구성하여 훼손된 봉성산에 대한 원상복구계획을 즉각 수립해야 할 것이다.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성산 훼손 현장. 봉성산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 앉은 구례읍의 상징적인 산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사람들 제공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성산 훼손 현장. 봉성산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 앉은 구례읍의 상징적인 산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제공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성산 훼손 현장. 봉성산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 앉은 구례읍의 상징적인 산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사람들 제공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성산 훼손 현장. 봉성산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 앉은 구례읍의 상징적인 산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제공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제공
전남 구례읍 봉성산에서 파낸 흙이 실려가 복토된 ‘구례 골프 연습장 예정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제공

상황이 이러함에도 김순호 구례군수는 하루빨리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구례군의회는 원상복구는 어렵다는 식의 말을 흘려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구례군민과 지리산사람들은 이 공사를 누가 계획했는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공사를 계획한 이유가 무엇인지, 왜 법을 위반하면서 공사를 시작했는지, 봉성산의 흙이 ‘구례 골프 연습장 예정지’ 복토사업에 사용된 과정에 어떤 사람들이 개입됐는지 등이 몹시 궁금하다. 

구례군과 구례군의회는 훼손된 봉성산의 원상복구와 함께, 군민들이 궁금해 하는 사실들에 대해 거짓 없이 밝히고, 관련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지리산사람들은 주민을 무시하고, 산사태 등 주민의 안전도 고려하지 않고, 관련법을 위반한 구례군의 이번 행위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지리산사람들은 봉성산 훼손을 계기로 구례군의 잘못된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21년 12월 28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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