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거나 말거나 여론이라니까

1950년대 럭비경기는 보기 어려운 구경이었다. 럭비팀이 있는 고등학교는 한성·배재·양정 정도였고 지방에는 거의 없었다. 외로운 경기였다. 중학교 축구선수였던 나는 럭비를 배운 후 완전히 매료됐다. 선수권 대회에서 누가 우승을 할 것이냐. 여론을 살펴본 선배들은 우승은 포기라고 했다. 그렇게 각오하고 최선을 다 했다. 어 어 그런데 우승을 했다. 여론? 개나 물어가라.

■정치판 여론조사

정치판 여론조사는 어떤가. 여론조사를 100% 믿은 적이 있었다. 박정희·전두환 대통령선거 여론조사였다. 완전무결한 당선이다. 혼자 뛰어 1등 못하면 사람은커녕 굼벵이도 아니다.

지금의 여론조사는 어떤가. 오락 가락이 맞는가. ‘오락 가락이고 가락 오락’이고 나는 언론사 여론조사를 안 믿는다. 노무현 대통령 선거 당시 언론은 모두 이회창 당선을 점쳤다. 여론조사라고 했다. 어떤가. 여론은 맞는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특히 나는 조선일보의 여론조사는 목에 칼을 대고 믿으래도 안 믿는다. 근거를 대라면 댈 수 있다. 한데 이번에 조선일보 여론조사를 믿게 되는 일이 생겼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니. 기자가 기사를 잘못 썼는가.

월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이 윤석열을 앞선 것이다. 경천동지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내 식으로 말하면 조선일보가 사람이 되려는가. 그러나 하루가 지나지 않아 또 뒤집혔다. 그럴 줄 알았다. 똥개 10년을 길러도 진돗개 안 된다.

조선일보 출신 친구도 여럿이 있다. 동아·중앙에도 있다. 조선일보 출신에게 물었다. 그 친구가 웃는다. 웃는 이유는 밝히지 않는다.

여론조사 기관은 조사 후 이런저런 방법으로 조사했고 어디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고 했다. 누가 그걸 보는가. 그걸 여론조사라고 한 사람들도 한심이 형님이다. 아마 여론조사 하면서 그 짓을 하는 자신이 불쌍해 울었을 것이다. 울면 그래도 사람이다.

문제는 이 걸레 같은 여론조사가 여론이나 정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일반 국민은 안 할 말로 여론조사라니 맞겠지 하고 따라간다. 나 같은 사람조차 여론조사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니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여론조사에 목을 맨다. 목을 매는 구체적 방법은 그들에게 물어보라.

여론조사는 맞느냐

여론조사가 자신들에게 좋게 나오느냐 나쁘게 나오느냐는 별다른 문제다. 정치를 개떡같이 하면 나쁘게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지금 검찰조직과 언론을 비판하고 질타하는 여론을 비난하는 얼간이는 없을 것이다. 기레기란 별명으로 불리는 등신들도 그것만은 알 것이다. 몇십 년 언론밥 먹은 친구도 웃었다. 적당히 이용해 먹으면 된다.

후보 진영 핵심 참모들이 묻는다. ‘선생님. 여론이 어떻습니까.’ 속으로 대답한다. 몰라서 묻느냐. 자신들이 한 짓을 생각하면 알거 아니냐. 아마 모르는 모양이다. 그냥 좋게만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도 안다. 도둑놈이 도둑질을 제일 잘 아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정치가 시궁창을 쑤시고 다니는 것을 제정신 가진 인간이라면 왜 모르랴. 여론조사를 보지 않고 바로 옆집 개한테 물어봐도 잘 알 것이다.

김건희의 학력 이력 경력을 보고 ‘아이구 우리 영부인 되실 분이 대단한 분이시네’ 하고 감탄할 국민이 몇이나 될 것인가. 과연 여론은 김건희를 모른다고 할 것인가. 모른다면 이건 여론도 아니고 비렁뱅이 장타령이다.

지금 국민의 최대 관심사라고 하는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들에 대한 여론은 어떤가. 그냥 낙엽처럼 날아다니는 여론이 아니라 국민 가슴속에 숨 쉬고 있는 생각들은 어떤가를 묻는 것이다. 말하기조차 겁이 난다.

박정희·전두환 등 군부독재자들을 빼고 그래도 민간인 출신의 대선후보자 중에서 지금처럼 여론지지의 밑바닥을 기고 있는 후보들은 없을 것이다. 검찰총장 출신이라고 대단한 여론인가. 도지사 출신이라고 엄청난 지지율인가.

정신이 제대로 든 국민의 눈으로 보는 대선후보들의 모습은 그저 한숨만 나온다. 이들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5천만 국민의 지도자로서 자리를 꿰차고 앉을 때 과연 국민에게 어떤 존경을 받을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고 면구스럽다.

좋은 여론 바라느냐

조작된 여론이야 믿을 것이 못되지만, 국민 가슴속에는 살아있는 생각이 있다. 이것이 진짜 여론이고 이것을 이번 선거를 통해 분명히 밝혀야 한다. 검찰총장 출신이고 도지사 출신이고 간판만인 지도자가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지도자를 선출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데 함께 애를 쓰자.

국민에게 묻는다. 지금까지 국민은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정치지도자들의 모습을 잘 보았을 것이다.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참된 모습을 보았기를 원하지만 정말 무엇을 보셨는가. 아아 저 사람이야말로 우리 국민을 위해 자신을 던질 지도자로 느꼈는가. 아니면 대통령이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든 정치꾼인가.

국민이 가진 가장 무서운 무기는 저들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은 이미 저들이 어떤 인물인가를 판단하고 있다고 믿는다. 어떤가. 믿을 수 있는가.

‘신지예’라는 여성이 국민의힘 뭐가 됐다고 한다. 딱하다. 이준석과 조수진이 맞짱 뜨더니 자리를 내놨다. 김종인이 기동헬기를 띄워도 날은 샜다. 조수진은 어디를 가도 새는 바가지다.

조수진이 쫄따구(기자)로 민주당 출입할 때 내 기억은 아침 술 냄새가 많이 났다는 것이다. 정치판이 이토록 개판이 된 때는 일찍이 없었다. 윤석열 느긋한가.

생각해 봐라. 여론이 어떨 것 같은가. 이러면서도 여론이 좋게 나오리라고 바라는 것은 정말 ‘바둑이 아들’이다. 국민 불쌍한 줄 알고 냉수 퍼먹고 정신 좀 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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