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자 참교육학부모회 정책실장

   
지난 3월 9일 시교육청의 ‘광주교육정책기획단 정책자문회의’ 제 4차 회의에서는 광주교육정책 개발계획안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교육청에서 제출한 안건은 ① 청렴으뜸 시책 추진 계획 ② 교육재정 효율화 방안 ③ 인사제도 혁신 종합계획안 ④ 광주학생 학력신장 프로젝트 ⑤ 정책참여지원 계획안으로 크게 5가지 분야별로 방대한 계획서였다. 지난해 큰 문제가 되었던 시설기자재 비리뿐 아니라 광주교육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을 엿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교육이 학부모들에게 신뢰받지 못하고 만족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교육의 근간에 지식교육과 더불어 인성교육의 부재에서 온다는 점에 대한 고민과 촘촘한 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씁쓸하였다. 여전히 광주교육은 ‘실력광주’의 전통을 잇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재학생 진단평가’ 실시 및 초․중․고 중 실력이 낮은 중학교육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 연합고사 부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한다. 교육청에서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재학생 진단평가를 실시할 경우 학교 간 서열화와 평가 성적을 높이기 위해 학교교육이 파행적으로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다.

또한 고입 연합고사가 부활할 경우 중학교 교육이 연합고사에 귀속되어 교과중심, 적성과 특기에 맞춘 진로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우리아이들의 실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실력은 가고 싶은 학교, 즐거운 수업시간을 통해 학습력이 향상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무조건 시험 잘 보는 기계, 오랜 시간 동안 책상에 앉혀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중학교육의 점검은 시험점수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학교육의 총체적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무엇인지, 지금 소홀히 되고 있거나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점을 점검하여 이를 바탕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요즘 학교폭력문제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이를 보고 있으면 두렵지 않은가? 그 아이들은 우리 이후 이 사회를 이끌어갈 세대이다. 그 아이들이 일상적인 폭력에 길들여져 있을 뿐 아니라 가해자들의 폭력은 끔찍할 정도로 우리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실을 접 할 때 마다 우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절망스럽다.

교육은 우리아이들의 머리에 무엇을 얼마만큼 채울 것인가와 더불어 가슴에 무엇을 느끼게 할 것인가 또한 중요한 목표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함과 불의와 폭력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우리아이들의 가슴에 먼저 채워줘야 하지 않을까?

우리아이들의 가슴에 자존감과 정의감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실력광주로 명문대에 많은 아이들을 진학시킨다 해도 결코 살아있는 교육이라 할 수 없다.

상상해보자. 공부 잘한 아이, 손재주가 좋은 아이, 묵묵히 일하는 아이들이 나름대로의 능력으로 대한민국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모습을, 지위가 높은 사람, 낮은 사람이 서로를 존중해가면서 대한민국 사회공동체의 발전이라는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참 좋지 아니한가?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지 않은가? 출세와 명예 부를 위해 공부하고 경쟁하는 사회보다 더 흐뭇하지 아니한가?

광주는 ‘평화와 인권’의 도시이다. 말로만 지․덕․체의 전인적 교육을 외치지 말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인권교육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세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가 좋아요, 공부가 재밌어요, 학교 폭력- 그런 거 없어요! 를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광주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광주’가 아닌 ‘인권 광주’로 광주교육의 목표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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