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앞둔 '황동현의 시선집중' 제작스태프, 간부 면담 후 반발

2021년 12월 21일
광주MBC 편성콘텐츠본부장 면담에 대한 ‘황동현의 시선집중’ 프리랜서 제작스태프의 입장 [전문] 

1. 지난 몇 년간 서울MBC를 비롯해 전국의 여러 방송사에서 근무하는 상시 프리랜서 노동자에 대해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년간 회사에 나와 대본을 쓰고 기계를 직접 만지고 상사의 지시를 받아 일한 광주MBC ‘황동현의 시선집중’ 상시 프리랜서 노동자 5명은, 꼭 판결들에 비춰보지 않더라도 광주MBC의 방송을 함께 만들었던 식구(食口)입니다.

광주MBC 리디오 '황동현의 시선집중' 방송장면.
광주MBC 리디오 '황동현의 시선집중' 방송장면.

2. 21일 만난 광주MBC 편성콘텐츠본부장은 지난 10월 말~11월 초부터 프로그램의 폐지 논의가 있어왔다고 했습니다. 그럼 그때부터 ‘저 식구(食口)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이 있었어야 합니다. 십수년간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 담당 PD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이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사측이 폐지결정을 내렸다면, 더더욱 나서서 최약자 노동자를 챙겼어야 합니다. 불의에 앞장서 맞서고, 약자에게 먼저 손 내밀며 같이 가자고 외쳤던 5.18 광주정신. 그 전국화, 세계화를 외치는 광주MBC는 어디에 있습니까!

3. 지난 17일 사측의 입장문이 나온 뒤 나흘 만에 만난 광주MBC 편성콘텐츠본부장의 21일 답변입니다.

“리포터 2명은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을지 담당자들과 협의해보겠다. 작가 2명은 솔직히 굉장히 죄송하다. 현재 다른 프로그램으로의 재배치나 신설은 어렵다. 신설되는 20분짜리 유튜브 라이브 시사 프로그램은 다른 작가가 이미 정해져있다. 향후 프로그램들에서 생각을 해보겠다.“

4. 왜 미디어환경의 변화만 생각하셨습니까? 식구(食口)라는 감정적 호소가 부담스러우시다면 굴지의 언론사 최고위 간부로서 최근 몇 년간 계속되는 상시 프리랜서 노동자에 대한 판결, 그 고용관계의 변화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대응하고 체크하셨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5. 대체업무란 ‘근로와 급여의 연속성과 분량을 이어갈 수 있는 업무’를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리랜서 제작 스텝들은 21일 편성콘텐츠본부장의 답변을 “책임 회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무 대책 없이 쫒겨나게 된 노동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만큼 분노와 허탈감을 일으키는 답은 없습니다. 다시 한번 요구합니다. 상시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고용 대책을 만들어주십시오.

6. “고용대책은 없지만, 폐지는 2022년 1월 7일 확정” 이 상황은 상시 프리랜서 노동자에 대한 사실상 부당해고 사태입니다. 광주MBC는 5.18 열사들의 피의 희생으로 부활한 언론사이며, 지역민들이 주인입니다. 광주MBC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5.18 광주정신을 부정하는 일입니다.

저희 프리랜서 제작 스태프들이 생계와 자아실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꿈과 현실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실효적인 방송업무를 마련해주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더 많은 분들과 지속해서 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 12월 22일

광주MBC ‘황동현의 시선집중’

프리랜서 제작 스태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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