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되면 인생도 끝이다

고등학교 시절 가장 센 권력기관은 규율부(規律部)였다. 후배들은 물론이고 동급생들도 부장인 내 눈치를 살폈다. 권력의 맛을 알았다. 훈련소에서도 중대 향도를 하면서 불침번도 안 섰고 이후 중대본부에서 근무했다.

특권이고 권력의 맛을 알았다. 훈련소 성적이 우수해서 서울로 부대배치를 받고 사령부에서 근무했다. 서울 근무도 대단한 것이다.

대학 신입생일 때 ‘해공 신익희 선생 서거’ 시위와 관련해서 구속되었다. 석방되어 학교에 돌아오니 영웅처럼 대해주었다. 우리 대학에서 구속자는 나 하나였다. 이런 경력들은 모두 특별대우에 대한 집착과 연결된다.

또 있다. KBS 라디오에서 ‘김삿갓 북한방랑기’를 10여 년 집필하면서 방송작가보다는 ‘김삿갓 작가’로 더 알려졌다. 반공이 국시이던 때가 아니었던가.

그 뿐이 아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을 오래 하면서 작가는 사라졌다. 누구든지 나를 소개하면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이라고 소개한다. 이기명이 실종된 경우는 허다하다. 이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고문이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는 어디서든지 내 책임을 다한다.

■권력집착 버려야 사람이 된다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기자와 검사가 권력에 굴복하면 정의가 죽고 힘없는 국민은 위축된다.”

윤석열 후보가 지난 14일 관훈클럽 토론에서 한 말이다. 백 번을 들어도 옳은 말이다. 그가 한 명심보감(?)은 또 있다.

“기자와 검사는 진실을 쫓고 현장을 중시하며 공정과 정의에 모든 것을 건다.”

이 역시 보석과 같은 말이다. 왜 지금 이 말을 강조하는가. 안과 밖이 서로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 불행한 일이다.

■한국정치에 진실은 없는가

지금 한국의 정치는 대통령선거만 있다. 또한, 모든 것이 거짓과 연결되고 대선과도 연결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인이 없으면 한국의 언론은 존재할 수가 없을 지경이 됐다. 목덜미를 잡혀 끌려가는(숨기기 위한 행위) 모습은 차마 보기가 딱하다.

이거 찍은 기자는 특종상 받지 않았을까.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사과한다.”는 윤석열 후보의 발언은 자신을 형편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잘못이 없는데도 사과한다.’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은가. 검찰총장 출신의 낯이 뜨겁다. 이 정도밖에 못하는가. 국민이 불쌍하다.

이재명 후보의 아들도 도리 없이 상습도박꾼이 됐다. 나는 포커를 못한다. 50여 년 전 남산 KBS 인근의 여관 하나가 노름판 본거지였다. 대낮에 직원들이 포커를 했고 국정원 직원도 끼어서 했다. 난생처음으로 포커를 했는데 판이 끝난 후 구경하던 친구의 충고다.

작가인 친구가 날 속였다는 것이다. 충격이었다. 그다음부터 포커는 딱 끊었다. 난 고스톱도 모른다. 아는 거라곤 민화투 정도다. 이재명 후보 아들이 도박구설에 올랐는데 위법이면 처벌받아야 한다. 언론이나 야당에서 얼마나 우려먹을지 안 봐도 뻔하다. 너 나 없이 양심부재. 국민만 불쌍하다.

정치판에서 변명이나 부인은 통하지 않는다. 이재명 후보나 윤석열 후보의 발언은 수십 배로 과장·왜곡·변질되어 전파된다. 국민은 왜곡을 진실인 듯 믿으며 정치 불신이 끝 모르게 깊어진다. 이런 불신 속에 대통령에 당선된들 존경받을 것이냐. 또 다른 이명박·전두환일 뿐이다.

■정직밖에는 살길이 없다.

국민들 머릿속에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은 더 들어갈 곳이 없다. 아무리 믿으려고 해도 믿을 수가 없다. 정치권과 비교적 가깝고 언론과도 가깝다. 그런 내 머릿속에는 불신만이 가득 차 있다. 정치인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공약을 믿는가. 그들도 바보는 아니다. 그럼 왜 맹랑한 거짓말을 늘어놓는가. 개 버릇 못 버리는 것이다.

대선후보들은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공약을 발표한다. 그들도 바보는 아니다. 도둑놈도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쯤은 안다.

■검찰불신, 윤석열의 운명

검찰에 대한 믿음이 땅에 떨어졌다. 더는 떨어지려야 떨어질 곳이 없다. 왜 이 지경이 됐는가. 누구 탓을 할 수도 없다. 자신들이 판 우물에 자신들이 빠진 것이다. 자업자득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석열의 위장발언에 혹해서 열렬히 그를 지지했던 내가 지금 한탄하는 것은 바로 윤석열의 본질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실은 무서운 것이다.

난 목을 걸고도 맹세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의 윤석열이라면 그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대선후보직을 사퇴할 것이다. 윤석열의 구질구질한 처신을 보면서 불쌍한 이 나라 국민을 위해 하늘이 도와주시리라 믿고 또 믿는다. 그가 대선후보직을 사퇴한다면 국민은 검찰 출신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될 것이다.

검사 오래 하면 자신이 바로 공권력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아홉번 재수 끝에 고시에 합격, 검사가 되고 그 후 검찰을 떠나지 않았다. 검찰총장을 했다. 검찰밖에 모른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권력은 좋은 것이다. 단 정당한 권력에 한해서다. 국민은 검찰공화국을 원하지 않는다. 아니 ‘김건희공화국’도 원하지 않는다.

권력은 아편과 같다. 중독되면 빠져나올 수가 없다. 자신과 국민 모두 불행이다.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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