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출범 기자회견 갖고 남해화학 해고 철회 호소

기자회견문 [전문]
 

아무 잘못도 없이, 하루아침에, 단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33명의 가장이 해고되었습니다.
하루 빨리 집단해고가 철회되고, 고용이 승계되어 농성중인 모든 아빠들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사내하청 비정규직인 우리 남편들은 2년마다 해고의 불안에 시달립니다. 그때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엄청난 공포와 불안이 엄습하지만, 남편은 오죽할까 싶어 내색도 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것도 아닙니다.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그저 원청이 아닌 사내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이라는 이유 뿐입니다. 업체가 바뀌었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해고가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온갖 궂은일은 도맡아서 하는데도,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도 안됩니다. 그렇지만, 정말 성실하게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왔던 가장들입니다. 가정경제의 버거움을 해결하기 위해 연장근무를 밥 먹듯이 하면서도 가족들 앞에서는 항상 미소를 잃지 않았던 당당한 아빠였습니다.

남해화학은 정말로 나쁜 회사입니다.

여수산단에서 하청업체 입찰시에 고용승계 조항 없이 최저가입찰제를 시행하는 유일한 회사라고 합니다.

이윤창출을 위해서라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존권은 파리 목숨 쯤으로 여기고, 그들의 가정경제가 파탄나던지 말던지 관심사항이 아니며, 기업윤리도 모르는 회사라는 사회적 비판쯤이야 우습게 넘겨버리는, 피도 눈물도 없이 돈만 밝히는 냉혈한 괴물이 되었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벌써 세 번째입니다. 2년마다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국내 최대의 비료생산업체라며 ‘농업인의 기업’이라고 떡하니 간판에 붙여놓은 남해화학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열두 살, 여덟 살, 다섯 살 삼남매의 아빠가 해고를 당했고, 곧 군대에서 제대해 대학에 복학할 아들과 고3 올라가는 딸이 있는 아빠가 해고되었고, 자매의 남편들이 동시에 해고되어 사위 두 명이 모두 해고자가 된 장모도 있습니다.

해고되기 전 마지막 출근이던 11월 30일 아침에, 행여 아빠 얼굴을 못 볼까 싶어 현관문에 ‘아빠,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아빠, 사랑해요’라고 편지를 붙여 놓은 아들이 있습니다.

해고 당한 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공장안에서 13일째 농성중입니다. 2년 전에는 51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싸워서 겨우 해고가 철회되고 복직되었습니다.

올해는 얼마나 오랜 기간 가족들과 헤어져서 공장에 갇혀 있어야 하는 것입니까? 하루빨리 집단해고가 철회되고, 모두가 고용이 승계되어서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남해화학에게는 하찮은 하청업체 비정규직 일회용 소모품일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남편이며, 아빠입니다. 많은 이들이 힘내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계십니다.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정말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우리 해고자 가족들은 단 하루라도 빨리 억울하게 해고된 아빠들의 고용이 당장 제대로 승계되어 사랑하고 보고 싶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또 현장에 출근하는 일상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힘과 지혜를 모아서 함께 싸워나갈 것입니다.

2021년 12월 13일

남해화학 비정규직노동자 집단해고 철회! 고용승계 쟁취! 해고자 가족대책위원회

관련기사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