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사회, 교육부에 '졸업선물' 개선 촉구
일부 대학서 재학생 상대 반지구입 비용 갹출

성명서 [전문]

교육부는 졸업선물(강제 모금) 등 선·후배 위계 문화를 개선하라.
 

대학 시절을 추억하고 동문 간 결속을 다지기 위해 만들어졌던 대학 졸업반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강제 모금에 반발하는 후배들의 문제제기, 청탁금지법 도입 이후 선물도 뇌물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주 소재 H대학교 유아교육학과 학생회가 졸업선물 제공을 목적으로 후배들에게서 강제 모금을 한다는 제보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1학년 3만 5천원, 2학년 1만원, 3학년 5천원 등 학년별로 정해진 돈을 걷었다고 한다.

그동안 해당 학생회는 후배들에게 현금을 걷어 금(金)반지를 졸업선물로 제공해왔는데, 2019년 갑작스런 금(金) 가격 인상이후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강제 모금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후배들은 “졸업선물 제공을 위한 모금은 악습"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H대학교 유아교육학과 학회장과 학과장에게 악습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피해를 호소했으나,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졸업선물(강제 모금)은 선·후배 위계 문화에서 발생하는 부조리로 대부분 대학에서 시정되었으나, 일부 학교의 경우 ‘내기만 하고 못 받고 가면 되나?’하는 불만이 갈등의 씨앗으로 남아 악습을 지탱하고 있다.

참고로 2014년 ㅈ대 미술학과에서 졸업 반지 비용을 걷는 행위를 고발하는 대자보가 붙은 적이 있고, ㅅ대 간호학과(2016년), ㅊ대 응급구조학과(2019년)에서 졸업반지 비용 강제모금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이 제기된 사건도 있었다.

졸업선물 강제 모금은 학년 위계질서를 기반으로 약자의 자율의지를 억압한다는 점에서 명백한 인권침해이다. 그런데도 악습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 전국의 대학을 대상으로 선·후배 위계 문화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학교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시민을 기르는 곳이다. 민주주의를 좀먹는 악습이 학교를 배회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교육당국은 엄중한 책임의식을 느껴야 마땅하다. 이에 우리단체는 졸업선물(강제모금) 관련 전수조사, H대학교 사안 관련 지도감독 등을 교육부에 촉구하는 바이다.

2021. 12. 2.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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