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매일 쓰는 유서
[이기명 칼럼] 매일 쓰는 유서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21.11.1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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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은 양심이다

이제 전처럼 글이 써지질 않는다. 전에는 문장도 제대로 되고 할 말도 조리 있게 썼는데 요즘은 아니다. 쓰고 나서 읽어보면 이걸 내가 썼는가 할 정도로 민망하다. 영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는 알 수 있다. 거짓말은 절대로 쓰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나이에 왜 힘든 글을 쓰는가. 거짓말로 유서를 쓰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 역시 세상에 마지막 남기는 유서처럼 쓰는 글을 어찌 거짓으로 쓰겠는가. 그것만은 믿어도 될 것이다. 평생을 글을 쓰고 살았고 직접 정치에 몸을 담지는 않았지만 가까이서 지켜보며 살았다. 요즘처럼 한숨이 나오는 정치를 보지 못했다.

어디를 보아도 진실은 찾아볼 수가 없다. 원래 정치가 이해득실을 따지는데 유별나지만, 요즘처럼 치사하고 추한 적은 별로 없었다. 이승만의 자유당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기억한다.

요즘 ‘검·언·판’이라고 해서 가장 문제 되는 조직이라고 국민에게 손가락질을 받는다. 그 이유를 설명한다고 하면 국민은 새삼스럽게 무슨 설명이냐고 야단을 칠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이미 평가가 났다.

검찰 비평은 그들 자신도 변명을 포기했을 것이다. 어제까지의 검찰총장이 변신하여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어 정부를 비판한다. 옳든 그르든 이유는 다 있을 것이다. 판단은 국민이 한다.

검찰개혁 없이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

오늘날의 한국 정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검찰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똑똑한 머리들이냐. 그렇게 평가되는 출중한 머리를 잘못 쓰면 그 보다 더 심각한 해악이 없다. 설명하면 검찰이 웃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후 검사들과 대통령의 최초 ‘터놓고 막가기’ 대화를 할 때 고등학교 출신의 대통령에게 몇 학번이냐고 질문한 검사는 엄청난 용기의 검사다. 어떤가 자랑스러운가.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에 소환됐을 때 검찰청사 2층에서 웃고 있던 두 사람의 검사를 잊지 못한다. 검찰총장 출신 야당의 대통령 후보는 ‘논두렁시계’ 질문을 받자 뭐라고 대답을 했는가. 대통령묘소 참배 후 그는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서민 대통령이었고 늘 서민과 가까이하려고 했다. 나도 서민과 가까이하려고 한다.’

고마운 말이다. 그러나 내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살인자’다. 누가 살인자냐. 나름대로 생각해도 좋다. 머리가 좋으면 그 값을 한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셨다. 지금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나라를 이 꼴로 만든 책임의식을 조금이라고 지니고 있는가. 난 부정한다.

마지막까지 믿어야 할 언론인데.

썩은 관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언론이다. 왜 두려워하는가. 관리들의 비리를 폭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이틀 전인가 법조 출입기자들이 검찰총장에게 집요하게 질문을 했다. 국민은 법조기자와 검찰의 관계를 아름답게 보지 않는다. 상부상조로 보는 것이다.

언론에 대한 평가가 이 정도면 끝이 난 것이다. 아무리 공직사회가 종 쳤다고 해도 언론만 바르게 살아 있으면 희망이 있다고 내 고등학교 은사이시던 송건호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어떤가. 언론은 자신 있는가.

국민들은 말한다. 아니 느끼고 있다. 썩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한다. 모두 그놈이 그놈이라고 한다. 공감한다. 그놈이 그놈인 세상에서 사는 국민이 참으로 불쌍하다. 그래도 국민을 믿어야 한다.

세상이 썩었다. 정치가 썩었다. 누가 이것을 바로 잡느냐. ‘검·언·판’ 모두가 썩었다. 마지막 믿는 것은 국민이다. 이명박·박근혜를 촛불로 몰아 낸 국민이다. 곽상도란 자의 목을 자른 것도 국민의 여론이다. 국민을 이겨먹는 정치는 없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다가온다. 죽기 살기로 여야가 뒤엉켜 싸운다. 심판자는 국민이다. 나라 정치가 개차반이 되는 마지막 책임은 국민이 져야 한다. 이 나라는 우리만 살다 죽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언론, 검사, 판사도 죽으면 다음에 후손들이 살아야 하는 나라다. 대한민국은 우리 후손들이 영원히 살아야 할 소중한 나라다. 좋은 나라를 물려주어야 한다.

비장한 각오를 하자. 대통령선거는 정말 나라의 운명이 걸린 선거다.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당부한다. 좋은 후보를 선택하자. 우리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후손들에게 좋은 대통령이라는 훌륭한 유산을 물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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