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3개월째 막내 간호사로 일하는 다솔에게 병원 일은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다솔의 선임인 희정은 환자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다솔을 불러내 욕을 하며 나무란다.

또한 희정은 다솔의 교육을 담당하는 수은(다솔의 바로 위 선임)에게도 다솔을 똑바로 가르치라고 나무란다. 그리고 희정은 다솔과 수은에게 “이거 태움(간호사 사이에서 발생하는 직장 내 괴롭힘)아니다. 사고 안 나라고 하는 거야.”라고 말한다.

희정이 떠난 후 이번에는 수은이 다솔에게 폭언을 퍼붓는다. 다솔은 폭언을 당하고도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다솔은 희정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며 희정과 잘 지내보려고 노력한다.
 

황준하 감독. ⓒ광주아트가이드
황준하 감독. ⓒ광주아트가이드

하지만 희정은 다솔의 성의를 무시하고 오히려 수은에게 자신이 보는 앞에서 다솔을 제대로 교육하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다그친다. 그리고 다솔을 향한 수은의 폭력이 시작된다.

다솔은 사직서를 들고 수간호사를 찾아가지만 수간호사는 오히려 다솔을 협박한다. 어쩔 수 없이 다음날도 출근한 다솔은 수간호사에게서 후임이 들어왔으니 교육하라는 명을 받는다. 다솔은 후임인 은비를 최대한 따뜻하게 대한다. 다솔은 은비에게 자신은 선임들처럼 후임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은비가 자신의 후임으로 들어와서 기쁘다고 말한다.

희정은 약병을 깬 은비에게 벌을 주고 다솔에게 은비를 제대로 교육하라고 나무란다. 희정이 은비를 함부로 대하는 것에 참을 수 없었던 다솔은 희정과 다툰다. 수간호사에게 불려간 다솔과 희정은 수간호사에게 폭행을 당한다.

수간호사는 다솔에게 상급자에게 대들지 말라며 “우리만 조용하면 아무 일 없다.”라고 말하며 태움을 묵인한다. 이런 수간호사에게 희정은 자신이 더 잘하겠다고 말하며 태움에 동조한다.

은비에게 교육을 시작한 다솔은 슬슬 은비의 행동이 거슬린다. 수은은 은비가 일을 늦게 한다며 다솔에게 똑바로 교육하라고 한다. 다솔은 은비에게 알려준 일도 못하면 어떡하냐고 말하지만 은비는 다솔에게 일을 다 알려주지 않았다고 답한다. 은비의 말에 화가 난 다솔은 선임들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은비에게도 모르면 알아서 공부하라고 나무란다.

퇴근길에 나선 다솔과 은비에게 병원에서 호출이 온다. 다솔은 은비에게 호출이 오면 막내가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먼저 가버린다. 퇴근 후 아픈 동생을 도와주기로 했던 은비는 동생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병원으로 가기 위해 집에 들르지만 동생이 마음에 걸려 병원에 가지 않는다.

다솔과 은비를 대신해 일을 처리한 수은은 다솔과 은비를 불러내 추궁한다. 수은이 자리를 떠난 후 다솔은 은비에게 선임들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말대꾸하지 말고 무조건 ‘네’라고 해라.”라고 나무란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것을 들킨 은비는 희정에게 폭언을 당한다. 희정은 다솔에게 다솔이 은비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며 화낸다. 다솔 역시 은비에게 “죄송하다고 말해라.”라며 거세게 화를 낸다.
 

영화 '인플루엔자' 스틸컷. ⓒ광주아트가이드
영화 '인플루엔자' 스틸컷. ⓒ광주아트가이드

이후 수은과 함께 근무하게 된 다솔과 은비는 수은에게도 폭언을 당한다. 다솔은 은비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잠시 후 은비로 인해 다치게 된 환자의 보호자가 이들을 찾아온다. 다솔은 보호자에게 은비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솔과 은비는 소리를 지르며 몸싸움을 벌인다.

황준하 감독의 2021년 작품인 <인플루엔자>는 간호계의 ‘태움’을 다룬 작품이다. <인플루엔자>는 태움이라는 단어가 ‘영혼까지 태울 만큼 괴롭힌다.’라는 뜻을 담고 있을 정도로 병원 내의 괴롭힘 문화가 상상 이상으로 극단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황준하 감독은 “폭력에 물들어가는 다솔이처럼 인물이 왜 변하는가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관객들이 <인플루엔자>를 보며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라는 소회를 밝혔다.

인원으로 많은 일을 처리하려는 시스템은 이미 병원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있다. 시스템이란 본래 어떤 목적을 위하여 체계적으로 짜서 이룬 조직이나 제도이다. 하지만 우리의 시스템은 인플루엔자처럼 사람을 병들게 하는 질환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질환을 퍼트리는 바이러스는 코로나보다 무서운 ‘자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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