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총파업대회 민주노총광주본부 입장문 [전문] 

10월 20일 총파업에 돌입하며.
 

광주 시민 여러분!

민주노총 110만 조합원은 10월 20일 하루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생계때문에 외줄 하나에 자신의 생명을 내맡긴채 40m 높이에서 추락사한 청년과 5년 9개월동안 일을 하며 퇴직금으로 50억을 받는 청년이 있습니다. 급등하는 집값앞에 아무리 일만 해도 자신의 소득으로는 가족이 살 수 있는 조그만 공간조차 마련할 수 없는 가장이 있습니다.

쪽방가구 노인이 50%에 육박하고 천근같은 몸을 이끌고 길거리에 나뒹구는 박스를 줍는 노인빈곤률 1위인 나라에서 사시는 노인이 있습니다. 이런 불평등과 공공성이 사라져버린 사회를 바꾸고자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 앞줄 가운데)이 7일 오전 민노총 광주본부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0.20 총파업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 앞줄 가운데)이 7일 오전 민노총 광주본부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0.20 총파업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대체공휴일에 쉴 권리조차 박탈당하고 중대재해도 유급연차휴가도 주52시간을 초과해도 해고를 당해도 어디가서 하소연할 수 없는 5인미만 사업장 350만명의 노동자가 있습니다. 아이를 돌보고 가족을 돌봐야 해서 초단시간 일할 수밖에 없는 160만명의 노동자가 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올곧이 보장받지 못하는 220만명의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새로운 경제구조와 코로나19로 급속도로 늘어났지만 자신의 값진 노동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수수료를 대기업에게 바쳐야 하는 179만의 플랫폼노동자가 있습니다. 3년동안 고작 810원이 오른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인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해고당하고 구조조정 당해 실업급여 수급을 받으며 근근히 살아가는 해고 노동자가 있습니다. 정치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교원, 공무원 노동자가 있습니다. ‘덕분에’라는 말로 모든 걸 감내하라고 방치해 버린 필수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노동자는 헌법 속에서만 존재하는 허상일뿐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유령 노동자들입니다. 이 노동자들이 다 함께 살고자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민주노총은 일하다 죽지 않고 다치지 않기 위해, 차별과 설움의 비정규직 신세를 끝내기 위해,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최저임금을 위해,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으로 일터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조차 부정하는 노동법 개정을 위해 그 약속을 지켜달라고 절규하였지만 외면하는 대통령이 있습니다.

그리고 적폐에게 자유를 주고 노동자의 외침을 구속한 저들의 법과 제도가 있습니다. 문재인정부에 다시 한번 진정어린 대화를 하고자, 법과 제도를 우리의 손으로 제대로 만들고자 10월 20일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문재인정부와 광주광역시, 광주지방경찰청은 국민의 집회시위 자유를 보장하여 주십시오.

난립하고 있는 대통령 후보들의 실내외 경연장에는 수백 수천의 지지자들이 군집하고 있습니다. 야구장과 축구장, 공연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유독 야외에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개최하는 집회만은 행정명령과 공권력을 동원해 금지하거나 축소하고 있습니다.

집회 현장에서는 마치 국민이 바이러스 덩어리인 것마냥 취급당하고 있습니다. 독재시대의 모습이며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입니다. 민주노총광주본부는 철저한 방역지침에 따른 집회를 치를 것입니다. 국민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여 주십시오.

광주 민주 시민 여러분!

요람의 불평등이 무덤까지 이어지는 불평등한 사회, 온 국토가 일부 세력들과 적폐들의 투기판이 되어 불로소득의 온상이 되어버린 지금. 노동자들이 이 지긋지긋한 불평등 사회를 평등 사회로 전환하고자 하는게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하는 이유이며 절규하는 이유입니다.

불평등, 불공정, 양극화 사회가 이미 치유될 수 없을 만큼 너무도 멀리 와버렸습니다.

내가 잘못 해서도 부모를 잘못 만나서도 아닙니다. 나의 삶과 우리 가족의 생존권을, 국민의 안전과 국민을 보호해야 할 법과 제도를, 이 나라의 나아갈 방향과 미래의 운명을 기존 정치판에 내맡겨 두었기 때문입니다.

광주 애국 시민 여러분!

지긋지긋한 불평등 사회, 소수만을 위한 세상을 함께 바꿔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불평등세상을 평등사회로! 민중의 진보집권 시대로! 함께 광장으로 나서지 않으시겠습니까.

민주노총이 앞장서겠습니다. 평등사회를 만드는 그 길, 함께 만들어 갑시다. 고맙습니다.

2021년 10월 7일

민주노총 광주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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