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기준 전기차 18만 966대 등록, 3년 동안 3배 증가
전기차 화재 건수도 급증했으나, 특수‘소화수조’단 2대 보유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가 크게 늘고 있고 덩달아 화재 건수도 증가하고 있지만 소방청의 전기차 화재 진압 대비책은 전무하다시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형석 의원(민주당. 광주 북구을)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면서 전기차 화재도 잇따르고 있지만, 전기차 화재 진압 시 필요한 특수장비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과 국립 소방연구원 등의 실험 결과 전기차는 배터리의 특성상 차량에 화재가 나면 쉽게 진화가 되지 않는다. 소화 약제를 사용해도 완전 소화를 하는데 짧게는 2시간에서 길게는 16시간 35분까지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 화재진압을 위해 사용하는 질식소화덮개를 활용한 실험에서도, 소화덮개를 완전히 덮어도 10분 후 엔진룸의 온도가 670˚C 까지 상승하였고, 소화덮개 해제시 다시 불이 되살아나는 등 전기차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때문에 지하주차장 등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 인접 차량으로 화재가 번지는 등 연쇄적인 화재 확산의 위험성 높아, 초기에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고 확산을 방지할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소방청의 전기차 화재 대응 준비는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한 특수 소화수조는 전국에 단 2대 밖에 없었다.

소방청의 전기차 화재 대응 매뉴얼도 부실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소방청이 제출한 <전기차 화재진압 대책 등 세부 설명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발생시 “초기에는 주수(물 뿌리기) 및 ABC분말(소화기)로 소화, 성장기에는 다량의 물로 소화, 최성기에는 배터리 폭발 등에 대비하여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수 소화를 실시”하라고 되어있다.

소방청의 전기차 화재 대응 훈련 역시 부실했다. 최근 5년 동안 실제 전기차 화재 진화 훈련은 실험을 포함해 총 6번밖에 이루어지지 않았고, 대부분의 전기차 소방훈련은 동영상 시청으로 대체되었다.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한 장비는 턱없이 부족하고, 화재진압 매뉴얼과 화재 대응 훈련이 부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측면에서, 과연 현장 소방관들이 전기차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형석 의원은 “전기차 보급 증가와 더불어 화재 사고도 늘고 있지만 소방청의 대응책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전기차 화재 대응 매뉴얼을 보완하고, 관련 장비를 확보하는 동시에 현장 소방관들의 전기차 화재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실질적인 화재 진압 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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