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전문]

CJ대한통운택배는 당일배송을 강요하기 이전에 붕괴된 터미널을 복구·확장하고 하차시간을 단축하여
택배노동자들의 장시간노동을 방지하는 노력을 우선하라!

계약위반, 업무방해를 자행하는 일부 대리점은 지금 당장 갑질을 멈추라!
 

‘늦어도 괜찮아’

온 국민이 택배노동자들에게 보낸 위로와 응원, 격려의 메시지입니다.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던 택배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연이은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였습니다. 재벌택배사의 이윤을 위해 쓰러져간 안타까운 노동자들의 목숨이 과로사대책위를 만들었고 사회적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제공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제공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공짜노동 분류작업과 당일배송으로 인한 장시간노동입니다. 따라서, 사회적 합의의 주요 정신은 분류작업과 당일배송으로부터의 해방이었습니다. 모든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었던 CJ대한통운을 비롯한 재벌택배사는 택배노동자들이 더 이상 과로사로 숨지는 일이 없도록 각종 조치에 합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사회적 합의를 뒤집은 CJ대한통운택배를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8월 18일 CJ대한통운택배 순천지사장은 터미널 내에 게시한 공지사항을 통해 당일배송을 준수할 것에 대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택배노동자들은 지난 7월 6일 발생한 터미널 일부 구역 붕괴사고로 노동강도가 더 세지고, 업무시간이 훨씬 길어진 상황과 하차시간이 오후2시 이후로 마감되는 일이 빈번한 조건에서 장시간노동이 동반되는 당일배송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당일배송 할 수 있는 환경을 우선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최근 노조원이 소속된 일부 대리점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도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의 당일배송 기준준수 공지가 붙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해당 대리점에서는 자신의 물품을 받기 위해 대기중인 조합원 앞에서 버젓이 다른 기사가 물품을 선취하여 배송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조합원은 배송을 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기사에게 배송을 맡기면서 조합원에게는 당일배송을 하지 않는 것은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해고협박 문자까지 발송하며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이런 경우는 없습니다.

계약위반은 조합원이 아니라 대리점주와 그의 사주를 받아서 타인의 물품을 가로챈 자들이 계약 위반이며 업무방해에 해당합니다. 또한, 이러한 행위는 택배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요소인 ‘책임배송구역제’를 파괴하는 행태입니다. 갑질도 이런 갑질이 없습니다.

노동조합으로 가입하는 조합원 수가 늘어나고, 대리점마다 노동조합원이 생겨나면서 기존에 맘놓고 착취하며 배를 불렸던 자들이 더 이상 순순히 당하고만 있지 않는 노동자들을 보면서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시커먼 속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만, 정도가 있어야합니다.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여수터미널에서 자행되고 있는 작금의 현상은 근본적으로 CJ대한통운 본사에 책임이 있습니다. 자기가 싼 똥, 본인이 처리하십시오.

CJ대한통운은 터미널에 내붙였던 당일배송 공지사항을 철회하고, 일부 대리점에서 빽믿고 충성경쟁에 나선 자들의 갑질을 멈추도록 해야 합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CJ대한통운이 ‘터미널 신축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생물을 제외한 일반물품의 익일배송 허용, 타 기사의 물품을 선취하여 배송하는 행위자 처벌 및 재방방지’에 대한 답변을 8월 28일까지 줄 것을 공문을 통해 요구하였습니다.

28일 이후에 CJ대한통운 여수터미널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의 책임은 CJ대한통운에 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2021년 8월 26일

전국택배노동조합 광전지부 CJ여수지회,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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