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영화

초등학교 4학년인 뭉치는 같은 반 친구인 예쁨이를 짝사랑한다. 뭉치는 다른 남학생과 다정하게 그림을 그리는 예쁨이를 보며 답답해하고 예기치 않게 예쁨이가 그리던 그림을 찢는다.

이를 본 담임선생님은 뭉치를 도서관에 데려간다. 담임선생님에게 혼날 것이라 예상한 뭉치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담임선생님을 마주한다. 뭉치의 예상과 달리 담임선생님은 웃음을 터트리며 뭉치에게 “예쁨이를 좋아하냐?”고 묻는다.

뭉치와 담임선생님이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미경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을 만나러 도서관에 온다. 미경선생님은 담임선생님과 함께 참관수업을 갈 수 없고, 다른 선생님과 참관수업을 가야한다며 담임선생님에게 종례를 부탁한다.

김아솔 감독. ⓒ광주아트가이드 제공
김아솔 감독. ⓒ광주아트가이드

이를 지켜보던 뭉치는 담임선생님이 미경선생님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담임선생님에게 “미경선생님을 언제부터 좋아했어요?”라고 되묻는다. 그리고 뭉치는 미경선생님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담임선생님에게 남자답게 고백하라고 충고한다.

담임선생님은 되려 짝사랑으로 힘들어하는 뭉치에게 “남자답게 고백하던지 아니면 자기처럼 조용히 바라봐라.”라고 말한다. 그리고 “너를 보면 내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다.”라며 뭉치를 위로한다.

뭉치는 예쁨이에 대한 애틋한 마음 때문인지 예쁨이 꿈을 꾸고 이불에 지도까지 그려 할머니에게 핀잔을 듣는다. 할머니의 잔소리를 피해 집안을 서성이던 뭉치는 어느 수납함에 놓인 반지를 발견하고 숨긴다.

다음날 뭉치는 교무실에 있는 미경선생님에게 찾아가 “우리 반 선생님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묻는다. 뭉치는 영문을 몰라하는 미경선생님에게 “우리 반 선생님이 선생님 좋아하는거 다 아시잖아요!”라고 말해 교무실을 술렁이게 만든다.

이윽고 교무실에 등장한 담임선생님을 보며 뭉치는 엄지를 치켜올린다. 전날 숨긴 반지를 들고 교실로 간 뭉치는 친구들에게 반지를 빼앗긴다. 반지를 뺏은 친구들은 예쁨이에게 “이 반지 너껀가봐.”라고 말하며 반지를 보여주는데 예쁨이는 “싫어.”라고 말하며 반지를 팽개치고 교실을 뛰쳐나간다. 뭉치는 충격에 빠진다.

담임선생님은 옥상에서 미경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게 된다. 미경선생님은 담임선생님에게 “왜 이렇게 용기가 없냐?”라며 자신은 다음 달에 결혼한다고 말한다.

두 여자에게 실연을 당한 뭉치와 선생님은 가슴이 아프고 찢어질 것 같다며 운동장 한편에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린다. 선생님은 뭉치에게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가 있어야 해. 기회가 있을 때.”라고 말하며 그림그리기 세트를 건넨다.

반지를 제자리에 돌려놓은 뭉치는 엄마의 사진을 보며 “이젠 예쁨이를 보내줘야겠지? 그래야 행복하겠지?”라고 읊조린다. 다음날 뭉치는 예쁨이에게 그림을 찢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담임선생님이 준 그림그리기 세트를 건넨다.

책상에 엎드려 힘들어하는 뭉치에게 예쁨이는 “같이 (그리기)할래?”라고 말하고 뭉치와 예쁨이는 함께 그림을 그리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 '뭉치' 스틸 컷. ⓒ광주아트가이드 제공
영화 '뭉치' 스틸 컷. ⓒ광주아트가이드

<뭉치>를 만든 김아솔 감독은 11년째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영화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을 시도하는 열정적인 감독 겸 교사이다. 그는 현재 광주 매곡초등학교의 영화 동아리 ‘매곡초단편영화제작부’를 통해 영화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 김아솔 감독은 “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보는 영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타인과의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공동창작을 통해 학생들은 문제 해결력, 창의력, 협업 능력 등을 키울 수 있다.”라며 영화가 일선 학교에서 교육 매체로 활발히 활용되기를 원한다.

“<뭉치>는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의 짝사랑 이야기로 4학년이 가진 매력을 <뭉치>에 담고 싶었다. 4학년은 자신을 잘 표현하며 타인에게는 친절한 시기이다. 그리고 옳고 그름에 대한 표현도 활발한 시기이다. 4학년은 사춘기 이전의 성숙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김아솔 감독은 <뭉치>를 만들며 <뭉치>에 출연한 (매곡초)학생들의 컨디션 조절을 심혈을 기울였다.

학생들이 영화 장비에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고 배우를 섭외할 때도 학생들과의 호흡을 우선으로 고려했다.

김아솔 감독은 “관객들이 <뭉치>를 통해 초등학교 4학년 시절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라며 <뭉치>의 감상 포인트를 일러주었다. 교사들이 스태프로 참여하고 학생들이 연기자로 참여해 만든 <뭉치>는 소통과 협업이라는 가치를 몸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또한 <뭉치>는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가 전하는 정보를 주체적으로 해석하는 능력) 교육의 긍정적인 선례라고 말하고 싶다.

* <뭉치>는 https://youtu.be/LOL0_OZn45g 에서 무료감상 할 수 있다.
 

**윗 글은 (광주아트가이드) 140호(2021년 7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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