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냐, 짐승이냐

인이부지유오상(人而不知有五常)이면 금수불원야(禽獸不遠矣).

모처럼 유식 한 번 떨어보려고 하니 실력이 시원치 않아 힘이 든다. 한마디로 ‘사람 노릇을 하지 못하면 짐승과 다를 바가 없다’는 말이다. 동몽선습(童蒙先習)에 나오는 맹자(孟子)의 말씀이다.

사실 말이 쉽지 사람 노릇 하기도 많이 힘들다. 얼마나 많은 인간이냐. 어떤 인간인들 없겠는가. 그들을 교훈으로 삼으면 된다. 배우면 바로 교육이다. 우리 주위에 널려 있는 것이 바로 교훈이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누리집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누리집 갈무리

4남 1녀 중 막내인 나는 말 그대로 버르장머리 없는 막내아들이었다. 어머님이 막내인 나를 끼고 도시는 바람에 내가 생각해도 참 말썽꾸러기였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했다. 형제간에 우애와 지켜야 할 도리를 벗어나는 경우는 없었다. 내 자랑 아니다. 선배들에게 예의 바르다고 칭찬도 많이 들었다.

불과 두 살 차이밖에 안 되는 작은 형은 몸이 허약했다. 집안에서 힘든 일은 모두 내 차지였지만 난 불평을 안 했다. 도리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한번은 형의 말을 안 듣고 다퉜는데 큰형에게 죽도록(?) 맞았다.

부모님도 전혀 모른 척하셨다. 이불 뒤집어쓰고 몇 시간을 울었지만, 막내아들의 통곡도 소용없었다. 질서는 엄격했다.

때문인지 형에게 욕하는 애들을 보면 정말 이상했다. 때리고 싸우는 애들을 보면 너무 놀랐다. 동네에서는 우리 집 가정교육이 잘 되었다고 칭찬했지만, 칭찬이 오히려 이상했다.

■ 인간은 짐승과 다르다

‘동물농장’이라는 TV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그야말로 약육강식이다. 동물농장을 보면서 사람과 짐승의 차이를 느낀다. 동물들은 배가 고프면 동족(혈육)도 가리지 않는다. 그것이 사람과 짐승의 차이다.

사람 같지 않은 짓을 하는 인간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나 많다. 그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있다. “저것도 사람이냐?”

사람 같지 않은 짓을 하니까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노사모’를 만든 사람 중 하나다. 대전의 조그만 카페에서 40여 명이 모여 노사모를 만들었다. 그 후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들 모였다. 그중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 그러나 모두 고마운 사람들이다.

어제 만난 노사모 친구가 하는 말이 있다. 요즘 한참 말썽인 ‘진X희’ 얘기다. 그 친구가 노사모에도 드나들었다는 것이다. 난 전혀 기억에 없다. 요즘 그 친구 얘길 들어보니 정말 대단한 친구다.

자신에게 필요하면 ‘노래기’라도 ‘회’로 먹을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도지사가 경기도 유관기관에서 연봉 8,800만원이나 받는 임원을 모른단다. 내 머릿속에서 인간대열에서 제외됐다.

인간의 상식과 양심.

거짓말하는 친구들을 보면 거짓말하는 그 순간에 눈동자가 흔들린다. 어떻게 아느냐. 나중에 거짓말이 들통나기 때문이다. 왜 거짓말했냐고 물으면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도 무척 괴로웠노라고 한다. 괴로웠다는 고백을 들으면 그래도 사람이라고 위로를 받는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늘 웃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지도자라는 사람이다. 기가 막힌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있다. 거짓말의 꼬리가 한없이 긴 것은 아니다. 자신도 느끼는 모양이다. 빠져나가기 위해서 몸부림을 친다. 그

러나 한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 있고 많은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요즘 이른바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바뀌고 있다. 그것이 순리다. 너무 초조해하지 마라. 순리를 따르면 그것이 정도를 가는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이 정도며 순리다. 거짓말한다고 국민이 속지 않는다.

정치가 짐승과 사람의 사이를 왔다 갔다 정신이 없다. 빨리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국민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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