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발의 차이

조성국

 

오층 건물이
붕괴하며 정차한 시내버스를 순식간
지지눌렀다.

폭삭 짓눌린
앞쪽 자리에 앉아서 살아남음과 참혹한 뒷자리의 어린 죽음을
생각하는

수차례
안전진단 공문서를 공사현장에 보냈었다고,
발뺌하듯
기자회견하는 광주시장과  
학동 4구역 재개발 철거공사 수주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불거진
조폭출신의 5.18구속부상자회장
재빠르게 미국으로 도피한 걸 전해 들으며
들끓던 경멸과 분노와 증오도 잠시

짓눌린 버스를 앞서간, 종종 나를 태웠던 급행의 간선버스와
갑자기 허물어져 쏟아지는 흙먼지에
깜짝 놀라 브레이크 급히 밟으며 비상등 깜빡이며 멈춘 소형승용차를 떠올리며
예측 불허의 찰나와 같이
나도 저럴 수도 있었겠구나 싶어, 모골 송연해져선
합동분향소에 가다 말고
엊그제 먹은,
소화되지 않은 삼시 세끼 몽땅 토해냈다
 

ⓒ예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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