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삼학도는 목포시민 모두의 것이다.
목포시는 삼학도 호텔 건립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

 

무슨 ‘삼학도 평화누리 유원지 조성사업’을 한다면서 삼학도에 ‘5성급’ 호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학도 전체면적 57만4,000여㎡ 중 육지부 11만㎡와 해면부(공유수면) 9만5,000㎡ 등 옛 석탄부두 일원 20만5,000㎡에 대한 기존 공원계획을 유원지로 변경했고, 이미 '목포 삼학도 평화누리 유원지 조성사업 민간사업자 모집공고'를 진행중이다.

지난 1987년 삼학도에 쌍용시멘트 싸이로가 들어서려할 때 예술인들이 주축이 되어 삼학도보전회를 결성하고 ‘환경이 밥 먹여주느냐’는 비아냥과 개발론자들의 온갖 방해책동 속에서도 지켜온 삼학도의 운명이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섰다.

전남 목포 삼학도 전경.
전남 목포 삼학도 전경.

보전에 대한 시민 여론이 높아지며, 1989년 11월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 공원화”지시로 복원화가 가시화되었고, 이후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원 지원 약속으로 본격화되며 20여년 동안 1,300여억원이 투입돼온 공원화사업은 2001년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공원의 성격을 감안한 역사⦁문화⦁친수기능 시설도입, 스카이라인을 고려한 건물 배치, 3층 이하의 적정규모 건축 등 엄격한 계획 속에 착실하게 진행돼 왔다. 이제 그 결실을 눈앞에 둔 시점에 ‘공원화사업’을 하루아침에 ‘유원지사업’으로 둔갑시키겠다니 그저 황당할 뿐이다.

삼학도 공원화(복원화)사업 과정에서 한국제분, 한국냉장 등 기업들에게 수백억원의 보상비를 주면서까지 이전시키고 결국 그 기업들이 목포를 떠나면서 가뜩이나 일자리가 부족한 목포경제에 타격을 입혔음에도 시민들이 감내했던 것은 삼학도 공원화(복원화)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간의 과정을 비웃기라도하듯 느닷없이 민자를 유치해 호텔을 짓고 위락시설을 만든다고 하니 실로 아연실색할 일이다. 당시 삼학도에 있는 기업들과 항만청, 해경 등 관공서, 민가들, 일명 옐로하우스로 불린 집창촌을 철거시킨 것이 결과적으로 호텔을 유치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에 지나지 않았단 말인가?

무슨 선심이라도 쓰듯 조성면적의 50%를 공공시설로 조성해 이용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할 계획이라는데, ‘해변맛길 30리’ 3구간이 당초 대삼학도에서 해변을 따라 소삼학도로 돼 있었으나 최근 대삼학도에서 해변으로 가지 못하고 우회하여 노벨평화상기념관 뒤편을 거쳐 소삼학도로 연결된 것으로 계획이 바뀐 것만 봐도 호텔이 들어설 소삼학도−대삼학도 간 해변은 일반 시민이나 관광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없는 공간으로 계획되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복원된 삼학도를 시민의 품으로 돌리고자 했건만, 정작 시민은 객으로 전락할 신세가 되어가고 있으니 참으로 분통터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시민 모두의 것이다. 따라서 수십년의 피땀어린 공원화 노력을 깡그리 무시한 채 개인업자에게 팔아넘길 권한은 아무에게도 없다. 삼학도가 풍광이 좋고 땅값도 적당하기 때문에 민자유치의 최적지라는 주장은 한마디로 시유지(국유지)인 삼학도를 개인업자에게 팔아넘기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김종식 시장 말마따나 목포 도시브랜드 가치가 엄청나게 높아져서 유달경기장 부지가 예정가의 3배 넘게 낙찰되는 마당에, 왜 굳이 업자의 주머니 사정을 걱정하며 애써 가꾼 삼학도를 팔아넘기려 하는가 말이다.

이번 삼학도 문제 뿐 아니라 목포내항 부두 문제 등 일련의 과정을 볼 때 김종식 시장은 시민과 소통 협의하기보다 자신과 주변의 판단을 과신하는 듯하다. 이런 식의 불통행정은 시민 뿐만 아니라 김종식 시장 본인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지금이라도 당장 삼학도 호텔 건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는 삼학도 공원화 사업에 박차를 가해 삼학도를 숲이 우거지고 시민과 관광객 누구나 찾아와 쉴 수 있는 녹지 휴식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다.

년 6월 24일 영산호보존회, 삼학도보전회, 유달산보전회, 목포녹색연구회, 신안환경보존회가 통합하여 창립된 목포환경운동연합은 푸르른 삼학도를 바라는 시민의 여망과 선배들의 뜻을 이어받아 삼학도 공원화에 역행하는 호텔건립을 단호히 반대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위해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싸워나갈 것이다.

2021. 6. 4.

제26회 세계환경의 날(6.5)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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