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립5.18민주묘지서 "5.18 핵심책임자 무릎 꿇고 용서구하라"
코로나19 방역준수 위해 유족 청소년 총리 정당대표 등 99명 입장
문재인 대통령 SNS "오늘 미얀마에서 어제의 광주를 본다" 밝혀
일부 5.18단체 내부기득권 놓고 기념식장 주변서 실랑이 '꼴불견'

"역사의 이름으로, 광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그날의 진실을 밝히고, 광주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라."

제41주년 5.18민중항쟁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단체 회원, 광주시민, 김부겸 국무총리, 정당 대표,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청소년 등 99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제41주년 5.18광주민중항쟁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유족, 시민, 청소년, 김부겸 국무총리 등 각계각층 99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고 있다. 올해 기념식은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99명만이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광주인
제41주년 5.18광주민중항쟁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유족, 시민, 청소년, 김부겸 국무총리 등 각계각층 99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고 있다. 올해 기념식은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99명만이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광주인

올해 기념식은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국가보훈처가 기념식장 입장객 숫자를 99명으로 제한한 가운데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헌화와 분향, 국민의례, 경과보고, 기념공연 1·2막, 기념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45분간 개최됐다.

41주년 기념식은 1980년 5·18 당시 최연소 희생자로 올해 처음으로 가족에 의해 사진이 발견된 전재수(5.18 당시 11살)군과 항쟁 당시 민중언론이었던 <투사회보>의 제작팀으로 필경을 맡았던 박용준(5.18 당시 24살) 열사의 삶을 소개한 영상, 그리고 '바위섬' 연주 등으로 추모공연을 시작했다.

이어 '기록을 말하다'는 공연에서는 유네스코 기록물로 등재된 5·18 당시의 한 시민의 일기를 독백형식으로 낭독했다. 또 미얀마민주화투쟁을 지지하는 영상이 상영돼 5.18광주정신과 아시아민주주의와 연대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5.18영령들에게 참배하고 있다. ⓒ예제하
김부겸 국무총리가 5.18영령들에게 참배하고 있다. ⓒ예제하
김부겸 국무총리가 제41주년 5.18민중항쟁 기념식에서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예제하
김부겸 국무총리가 제41주년 5.18민중항쟁 기념식장에서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관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예제하

김부겸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중단 없는 진실규명을 약속하고 핵심 책임자들의 진실고백을 촉구했다.

김 총리는 "아직도 찾지 못한 시신들, 헬기 사격, 발포책임자 규명 등 밝혀내야 할 진실이 많다. 대한민국은 '오월 광주'에 대한 완전한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의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또 김 총리는 "41년 전 1980년 5월, 우리의 민주주의는 신군부의 야욕에 무참히 짓밟혔다"면서 "부산과 마산에서 타오른 시민들의 저항과 '서울의 봄'을 지키고자 했던 힘이 약해져가던 바로 그때, 광주의 시민들이 일어섰다"고 현대사에서 5.18광주민중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진실규명과 관련 김 총리는 "계엄군으로 참여했던 군인들의 용기 있는 진술로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이 시점에도 내란 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핵심 책임자들은 단 한마디의 고백과 사과도 없다"고 5.18 핵심책임자였던 신군부세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예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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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8일 오전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오른쪽에서 세번째), 김영록 전남도지사(맨 왼쪽)가 18일 오전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김 총리는 "역사의 이름으로, 광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그날의 진실을 밝히고, 광주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라"며 "대한민국은 '오월 광주'에 대한 완전한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정부의 의지를 약속했다.

방미를 앞두고 41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우리는 광주의 진실, 그 마지막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며 "지난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인권유린과 폭력, 학살과 암매장 사건을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민군, 주먹밥, 부상자를 실어나르며 이웃을 지키고자 했던 마음이 민주주의"라며 "그 마음이 촛불을 지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가 되고 코로나를 극복하는 힘이 됐다"며 "오늘 미얀마에서 어제의 광주를 본다. 오월 광주와 '택시운전사'의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기자정신이 미얀마의 희망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연대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누리집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한편 이날 국립5.18민주묘지 앞 민주의문 등 기념식장 주변에서는 5.18임의단체 회원들의 문흥식 5.18구속부상자회장 사퇴, 여순항쟁유족회의 '여순특별법 5월 국회 제정',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들의 연행학생 ㅅ석방을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5.18구속부상자회장의 사퇴 여부를 놓고 찬반 일부 회원들간의 몸싸움과 입씨름이 표출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르게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진교 정의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은 1980년 5.18민중항쟁 이후 민주화투쟁 중에 희생한 민족민주열사들이 잠들어 있는 옛 망월동묘지(현 민족민주열사묘역)를 찾아 참배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광주에 거주하며 미얀마 민주화투쟁에 연대활동을 펼쳐온 미얀마 유학생과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와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하며 연대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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