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족예술인 국가보안법 폐지 10만 청원입법 선언 [전문]
 

그리고 싶은 그림 자유롭게 그릴 수가 없었다.
부르고 싶은 노래 맘껏 부를 수도 없었다.
붓 가는 대로 글을 당차게 쓸 수도 없었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하고 싶은 말 큰소리로 외치면서
해방 춤을 출 수도 없었다.
우리는 늘 반쪽이었다.

박종화 광주민에총 회장이 10일 5.18최후항전지' 옛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대표드과 국가보안법 철폐 10만 청원 운동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예제하
박종화 광주민예총 이사장(맨 왼쪽에서 두 번째)이 10일 5.18최후항전지' 옛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국가보안법 철폐 10만 청원 운동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예제하

그림도 반쪽 노래도 반쪽 시도 춤도 사진도 영상도 모든 것이 반쪽이었다. 강제로 쳐 놓은 금단의 철선을 1mm라도 넘으면 여지없이 손에 수정이 채워지고 0.75평의 감옥으로 쓰러져야 했다.

예술가의 양심은 나라의 보배요 문화의 척도이다.

치욕스런 73년의 역사는 국가보안법이라는 괴물을 무기로 휘두르며 우리의 양심과 혼을 짓밟아 버렸다. 이제 더는 나라에서 허가하는 예술만을 하고 있을 순 없다. 법으로 통제하는 예술을 어찌 제대로 된 예술이라 할 수 있겠는가!

너무나 늦었다. 지금 당장 국가보안법의 올가미를 잘라버려야 한다.

인류의 평화와 나라의 통일을 위한 예술에는 한계가 없어야 한다. 그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예술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일제 치하에서 천황을 찬양하고 황국신민을 노래하고 창씨개명을 빨갛게 썼던 오욕의 역사를 씻어 내고 민족의 통일과 평화를 위한 웅대한 예술의 새로운 장을 개척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자 숙명이다.

산처럼 우람하게
물결처럼 막힘없이
새처럼 무한대로

누구도 가로막을 수 없는 양심과 예술혼의 자유

그 자유를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의 마지막 전장을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다.

국회의원이 아니라도 우리 스스로가 입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광주 민족예술인들은 [국가보안법폐지광주시민행동]과 더불어 10만 입법에 총매진할 것이다.
2021년 5월 10일

사단법인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이사장 박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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