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 미얀마민주화투쟁 연대 연재詩 (29)]

반성문

안준철
 

봄나들이 나섰다가
차가운 꽃샘바람이 몸을 파고들어
두터운 겨울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집을 나서는데
신기하리만치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칼바람의 위세는 여전해도
몸도 마음도 따뜻하고 평온하다

그러다가, 문득

천변에 핀 노란 유채꽃이
바람에 마구 흔들리는 것을 본다
아, 아, 내 몸이 따뜻해져
너는 더 추위에 떨고 있겠구나!
아, 아, 내 마음이 평온하여
너의 아픔은 더 깊어지겠구나!

내 마음 아프지 않아
아, 아, 저 미얀마
살점이 더 찢어지고 있겠구나!
 

ⓒMPA


 

** 안준철 시인은 1954년 전주 출생. 시집<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1992년) 출간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시집으로 <다시,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세상 조촐한 것들이> <별에 쏘이다> <생리대 사회학>를 펴냈다.

산문집으로 <아들과 함께 하는 인생> <그 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 말하든> <오늘 처음 교단을 밟을 당신에게> 등도 있다. 교육문예창작회와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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