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은 거짓말을 증오한다.

한 때 시위 현장에 꼭 있었다. 빠지면 죄짓는 것 같았다. 대학 1학년 때 해공 신익희 선생의 서거 소식을 듣고 경무대(현 청와대) 앞에서 시위하다 구속됐다.

직사게 얻어터지고 없는 죄도 자백했다. 당시 경찰은 누구한테 돈 받았냐며 팼고 난 그들이 부르는 데로 진술했다. 그 땐 대한민국에서 정치하려면 우선 매 견디는 훈련부터 해야 할 것 같다고 느꼈다.

독재에 항거하는 시위에는 항상 젊은 세대가 앞장섰다. 부산 민주화운동, 광주 5·18민주화운동. 총탄을 맞고 쓰러진 우리 젊은이들은 지금도 민주묘역에서 눈 감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왜냐면 아직도 반민주세력이 활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희생의 첫 제물이 되어야 하는 2030.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정의이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다.

■2030과 여론

ⓒ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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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반민주 세력의 앞잡이라고 비난받는다. 반박도 못 한다. 기레기로 불리는 기자와 대화를 나눈다. 아끼는 후배다. 기레기라는 욕을 하면서도 만나는 이유는 가엾어서다.

한참 얘길 하다 보면 어느새 그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이 역시 모두 우리가 잘못해서다. 우리가 뿌린 씨다. 조선·동아 기자들이 왜 기레기라는 질타를 받느냐. 내 탓이다. 우리 탓이다.

기사 검색을 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기레기’와 ‘안기레기’가 보인다. 기레기가 되지 않으면 회사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힘없는 존재다.

누가 무관의 제왕이라 했던가. 그들 자신도 자신들의 무력함을 잘 안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견딘다. 얼마나 고통이 심하겠는가.

그러나 정치인의 거짓말은 어떤가. 어떤 부분에선 이해할 수 있다 해도 요즘은 거짓말이 정치인의 필수품인 것 같다는 끔찍한 생각이 든다.

온 국민의 관심사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오세훈 토론을 봤다. 김영춘-박형준 토론도 봤다. 그들의 토론을 지켜보면서 어쩌면 저럴 수가 있는가 하는 한탄과 함께 거짓말이 몸에 일부분이 된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어떻게 아느냐고 묻지 마라. 사람이면 다 안다. 후보 자신이 잘 알 것이다. 완전히 국민무시다. 이런 후보는 사퇴시키는 것이 그가 속한 정당이 할 일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100분토론’을 본 사람들의 의견을 물었다. 뭐가 뭔지도 모르는 후보,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후보인 것 같다. 어떻게 저런 상태로 토론에 나온단 말인가. 도둑도 자신이 뭘 훔쳤는지는 안다.

수시로 걸려오는 여론조사 전화다. 나는 안 받는다. 역시 신뢰다. 부동산투기와 관련된 공직자들의 비리를 엄단해야 하는 것은 두 말 할 여지도 없다.

소급입법으로 부당이득까지 모두 환수해야 한다. 5배까지 추징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도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중증 치매라서 대통령이 사과했는가. 오세훈이 대답해야 한다.

2030이 등을 돌렸다고 언론이 대서특필이다. 신바람이 났다. 좋을 것이다. 마음이 무겁다. 어느 누구인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동산 관련 비리에 공분하지 않겠는가. 2030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유독 2030을 강조한다.

그럴 수 있다. 2030이면 누구보다 정의감이 강한 세대다. 문제는 과유불급이다. 후보 토론을 통해 알려진 온갖 비리들과 이명박·박근혜의 비리를 덮어두고 할 말이 있는가. 모두 반성해야 하고 범법자들을 단호하게 엄벌해야 한다. 그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하인으로도 쓰지 말라.

ⓒ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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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의 명언이 있다. “저놈은 종으로라도 쓰질 말라.” 종으로 쓰지 말라는 ‘저놈’은 누구인가. 국민도 기억할 것이다. 어느 대통령 후보가 단상에 올라 손을 흔들며 외쳤다.

“믿습니까? 믿습니까? 믿습니까?”

그를 믿고 투표를 한 국민들. 믿었던 국민의 발등에 도끼질 한 대통령은 지금 감옥에 있다.

시장 후보 토론을 보면서 저런 사람이 막강한 권한을 쥐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될까 걱정이 앞선다. 일하다가 또 수틀리면 사퇴를 할 것이다.

잘 선택해야 한다. 잘못 찍으면 되 물릴 수도 없다. 전과가 두려운 것은 한 번 한 도둑질을 두 번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30에게 누구도 무엇을 강요할 수 없다. 다만, 할 수 있는 것은 신뢰의 실천이다. 그들에게 실망을 준 민주당 정권은 삼보일배 사죄해야 한다.

토론은 온 국민에게 하는 공개 약속이다. 국민이 판단해야 한다. 다시는 속지 말자. 속은 후에는 땅을 쳐도 소용이 없다. 2030뿐만이 아니다. 온 국민이 눈 크게 뜨고 지켜보자. 책임은 국민에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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