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하면 정의도 무너진다

보고 배우는 것은 인간만의 재주가 아니다. 멍멍이가 집 마당 아무데서나 쉬를 한다.

이유는 간단. 개구쟁이 막내 녀석이 하는 것을 보고 배운 것이다. 막내 버릇을 고쳐놨더니 멍멍이도 자연스레 고쳐졌다. 개 버릇 고친 것이다. '라면집 개 3년에 라면 끓일 줄 안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 읊는다'고 했다. 좋은 것만 배우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어디 그런가. 인간이나 동물이나 못된 것은 잘도 배운다. 내 글을 읽은 사람들은 짐작할 것이다. 저 늙은이가 또 정치인 욕을 할 것이라고 말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보궐선거후보(왼쪽)와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후보.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정치하려는 사람들의 첫 번째 꿈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다. 사실 국회의원이라는 게 대단한 것이다. 요즘 보궐선거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최고의 관심사다.

왜냐.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가 차기 정권의 향배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한데 선거 진행 과정을 보면서 진짜 참혹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다.

정치 칼럼을 쓰기 때문만도 아니고 여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 때문만도 아니다. 제대로 정신 박힌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대부분 같은 생각이다.

정말 투표 제대로 해야 한다. 이유는 시장은 고사하고 동회장 선거에도 나가면 안 될 사람이기 때문이다.

■누구를 위한 정치냐

결혼해 살다 보면 함께 살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를 느끼게 된다. 성격 차이는 물론이고 그밖에 도저히 평생을 함께할 수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혼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그러나 이혼에도 옳고 그름이 있다.

■돈 없다고 마누라 버리냐

자신이 교수가 될 때까지 뒷바라지로 고생한 조강지처를 버리고 돈 많은 여자와 결혼을 한다면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 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면 어쩔 것인가.

온갖 추문과 비리가 매일 신문에 대서특필된다. 그는 무조건 아니라고 부정한다. 입이 부끄러워 말을 안 한다.

서울의 어느 시장출마자는 과거 시장 재직 중 애들 무상급식을 반대하면서 시장직 버리고 엉뚱한 꿈을 꾸다가 이제 다시 시장하겠다고 한다. 아무리 정치인의 처신이 엉망이라 해도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통 난감한 일이 아니다.

그는 MB정부 때 그린벨트 재개발을 추진해 사익을 추구했다. 그런 사람이 그동안 얼마나 새사람이 됐을지 모르지만 계속 드러나는 비리를 보니 기대는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못된 짓을 그렇게도 많이 했단 말인가.

심지어 어떤 후보는 정신병자라는 소리까지 듣는 판국이 됐으니 정치가 이렇게 타락해도 되는지 소름이 돋는다.

<미디어오늘>의 ‘기자수첩’을 보면 부산시장에 출마한 후보가 이명박 정권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지낸 때를 ‘방송계의 암흑기’라고 했다. 너무나 끔찍해서 여기에 옮기기도 무섭다.

당선되면 나라가 낙선하면 집안이 망한다

내 초등학교 친구 아버지가 출마했을 때 친구 녀석이 한 말이다. 한때 정치판에 회자되던 말이었다.

내가 너무 정치인들을 폄하한다고 비난도 많이 받는다. 미안하기도 하고 할 말 했다는 자부심도 있다. 300명의 의원 중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람은 소수다. 드러나지 않는 많은 의원이 훨씬 많고 그들이 하는 좋은 일도 많다.

그러나 영향력 좀 있다는 의원들의 행태는 보도된 그대로 참혹하다. 그들도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는 좋은 의원이 되겠다고 맹서했을 것이다. 그러나 배운 것이 무엇인가.

도둑질은 가르치지 않아도 배우기가 쉽다. 견물생심 바로 그거다. 국회에 들어와 배운 못된 짓에 이제 국민이 신물을 낸다.

■정의는 본능이다

각 정당은 이해득실에 따라 자기 후보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만 국민들은 다르다. 국민은 안다. 그동안 어느 정당이, 어느 인간이 어떤 짓을 했는지 알 것이다. 그럼 결론은 난 것이 아닌가.

도둑도 도둑질하는 그 순간은 양심이 반짝 살아난다고 한다. 본능이다. 누가 나라를 위해 일을 할 후보인가. 국민이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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