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죽자고 하는가

옛날을 되살리니 비장했던 당시가 살아난다.

■다 같이 죽자

죽는다는 것은 끝을 의미한다. 부활을 말하지만 그건 살아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말이다.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아 아 이슬같이 죽겠노라.”

얼마나 비장한가. 맞다. 비장하다. 그러나 누가 이슬처럼 죽어봤는가. 이슬이 아름다울지는 몰라도 지는 이슬은 끝이다. 죽음이 그렇다. 그래서 비장한 결심을 말할 때 ‘이슬처럼 진다’고 한다.

또 운동선수 시절 얘기다. 전반전 경기. 왜 이 지경이 됐느냐고 할 정도로 형편없는 경기를 했다. 이제 후반전이 시작된다. 그때 후배 선수의 입에서 뜻밖의 구호가 튀어나왔다.

“죽자!”

가슴이 꽉 막혔다. 승부는 어찌 됐는가. 묻는 자가 어리석다. 이겼다.

조국을 위하여 다 함께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독일 ‘전몰 장병의 수기’를 읽어보라. 시베리아 얼음벌판에서 러시아군과 싸우다 얼어 죽은 독일 장병의 수기를 모은 기록이다. 글 중에는 독일 귀족의 아들이 쓴 절절한 애국심이 살아있다.

수기를 읽으면서 애국의 참모습을 느끼며 감동에 젖는다. 애국은 숭고한 것이다. 지금 우리 정치 현장에서도 정치인들의 ‘뜨거운 애국심(?)’이 춤을 춘다. 한데 왜 가슴은 얼음처럼 차갑게 얼고 있는가.

시베리아 동토에서 동사한 독일 전몰장병의 수기를 정치인들에게 읽히고 싶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수기를 읽으면 아마 흐르는 눈물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것이 애국심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아. 아. 이슬같이 죽겠노라.

■자신 있으면 말하라

참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부가 온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 LH 고위 간부 3명이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한결같이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죽음 앞에는 할 말이 없다. 그래도 국민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는다.

LH 땅 투기가 언제 때 일인가. 민심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청와대 참모들은 대답하라.

청와대 참모들 머리가 그렇게 아둔한가. 대통령이 사표 내라고 할 때를 기다리는가. 똑똑하고 공부 많이 했다는 참모와 장관들은 국민의 분노에 귀 틀어막고 사는가. 책임정치가 뭔지 모르는가.

아니다. 그들은 잘 알고 있다. 그들도 뜨거운 가슴을 지니고 산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들도 눈물이 있음을 안다. 참고 견디는가.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한다. 여론은 전해야 한다. 사표 낼 각오로 말해야 한다.

"정부는 단호한 의지와 결기로 부동산 적폐 청산 및 투명하고 공정한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을 남은 임기 핵심 국정과제로 삼아 강력히 추진하겠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도 하고 부동산 거래질서를 다잡겠다고 천명했다. 답답하다고 할 정도로 심사숙고하는 대통령의 성격이다. 나는 대통령을 좀 안다고 자부하는 편이다.

결단이 필요하다는 때임을 대통령도 절감한 것이다. 한다면 반드시 실행하는 대통령이다. 국민의 눈물과 땀이 선물한 촛불을 대통령은 결코 꺼트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대통령 눈치 보는데 발군인 참모와 장관들도 대통령과 함께 결심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촛불 들고 청와대 앞에 서면 당신들은 무슨 염치로 국민들을 볼 것인가. 사람이면 못 한다.

■개혁은 악세서리가 아니다.

검찰개혁이란 말은 이제 질리도록 들었다. 자다가도 잠꼬대를 할 것이다. 국민들이 외쳐대는 이름을 들었는가. 40대 젊은 여검사 이름을 외치는 국민의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대통령도 들었을 것이다. 대통령에게 간곡하게 호소한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국민은 절대로 놀라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잘한다고 뜨겁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마이크와 카메라 들고 광화문에 나가 여론을 들어보라. 그것이 민심이다. 국민이 하늘이다. 민심을 따르면 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노무현을 지지하면서 판사직을 사임, 국민을 놀라게 한 정치인 출신 장관이다. 그에게 다시 한 번 국민을 놀라게 해주기 호소한다.

■야당은 제대로 정치투쟁 하라.

한국의 대단한 언론이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 후 살기 위해 짓는 사저에 작명기술을 발휘했다. ‘아방궁’이다. 아방궁이 무엇인지 잘 알 것이다.

한마디로 정신이상자가 아니면 못 할 짓이다. 하물며 한국의 대표적인 언론이라는 것들이 저지른 작태다.

문재인 대통령도 퇴임 후 살 집을 양산에 마련한다. 야당이 경호동을 가지고 시비다. 언론이 찧고 까분다. 그렇게도 할 짓이 없느냐. 아무리 야당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양식은 보여라. 창피하지도 않던가.

싸워도 당당하게 싸워라. 비겁한 자들은 국민의 지지를 잃는다. 설사 목숨을 바쳐 나라를 살리는 결심은 못 해도 나라를 망치는 정치는 하지 말아야 한다.

‘하늘’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충고다. 여야 정치인들은 함께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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