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활터를 시민의 품으로' 내걸고 새 광주시궁도협회장에 선출
"전통무예와 인문학이 어우러진 관덕정. 송무정.무등정.용진정을 운영"

"활을 만들고 다루는 방법, 활을 쏘는 방법, 그리고 활을 쏠 때의 태도 및 마음가짐 등에서 우리만의 고유성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문화적 자산입니다. 활터는 이처럼 오랜 세월 육예(六藝), 곧 예(禮), 악(樂), 사(射), 어(御, 기병), 서(書), 수(數, 천문지리)를 연마해 왔습니다."
 
김상집 광주광역시궁도협회장(65)은 지난 2월 10일 새 회장에 선출되면서 광주 활터(관덕정)를 시민과 함께하는 전통무예와 인문학의 산실, 그리고 시민의 심신수련장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ㅏ업내용을 모색하고 있다.

김상집 광주광역시궁도협회장.
김상집 광주광역시궁도협회장.

김 회장은 "광주 관덕정, 송무정, 무등정 활터를 활성화하기 위해 '활터를 시민의 품으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160여명의 궁도협회 회원들과 함께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임기 4년 동안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사서오경, 서예 등 인문학 강좌 △대금, 피리 등 전통음악 수업 △24반전통무예 공연 △시민과 함께하는 격구 △전통예법 강좌 △청소년 체험학습 △서예작품 정기 전시회 △국악연주회 등을 통해 단순한 활터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학과 전통무예의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며 "관덕정을 시작으로 송무정, 무등정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전통 '활쏘기’는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지만 우리의 ‘활쏘기’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그 맥이 끊이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30일 국가무형문화재 제142호로 지정돼 대중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집 광주궁도협회장이 광주 남구 사직공원 관덕정에서 활을 쏘고 있다.
김상집 광주궁도협회장이 광주 남구 사직공원 관덕정에서 활쏘기를 하고 있다. ⓒ김상집 제공

김 회장은 "‘활쏘기’에 대한 다양한 기록은 삼국시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부터 조선시대 많은 선비들의 문집(文集), 역사 기록, 당대 풍속화 등 에서 다양하게 찾아 볼 수 있다"며 "현재 전통무예 학술연구에서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통무예의 가치에 주목했다. 

김 회장은 "대한궁도협회는 대한체육회 67개 산하단체 가운데 활쏘기 경기 종목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고유의 '활터'는 다르다"며 "고구려에는 중앙에 태학, 지방에는 경당이,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중앙에 국자감과 성균관이, 지방에 향교가 있었으며 지방 관아에는 대부분 활터를 낀 향청이 별도로 있어 이곳에서 문과와 무과의 초시를 치렀다"고 역사성을 강조했다.

이어 "무과는 초기에 무예 6기와 강서 등 모두 7기예 즉 목전(나무살 쏘기), 철전(쇠살 쏘기), 편전(애기살 쏘기), 기사(마상궁술), 기창(마상창술), 격구 등을 시험봤다"며 "그 가운데 목전과 철전은 과락제가 있어 3발 중 1발 이상 마쳐야 다음 과목을 치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63년부터 광주광역시 남구 사동 사직공원 안에 자리잡은 '관덕정'.
지난 1963년부터 광주광역시 남구 사동 사직공원 안에 자리잡은 '관덕정'. ⓒ김상집 제공
ⓒ김상집 제공

김 회장은 "조선시대 무과에서 활쏘기를 강조한 까닭은 ‘육예(六藝)’ 의 하나로 보았기 때문"이라며 "‘조선의 무예’ 하면 곧 ‘활쏘기’를 의미했다. 동시에 ‘조선의 무사’ 라 하면 곧 ‘활을 잘 쏘는 무인’을 뜻하는 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또 "무과에 강서를 보는 까닭은 문무를 겸비한 무장을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병서를 통해 지략을, 유교경전을 통해 관리로서의 소양을 갖추게 한 것"이라며 "이처럼 활터는 오랜 세월 육예(六藝), 곧 예(禮), 악(樂), 사(射), 어(御, 기병), 서(書), 수(數, 천문지리)를 연마해온 심신의 수련장이자 과거시험을 보던 장소였으며, 지역민의 교육과 문화공간이었다"고 활터의 장소성 역사성을 강조했다.

광주광역시 남구 사동 사직공원 안에 자리한 관덕정의 유래는 1451년, 1533년, 1567면, 1872년에 '공북루', '희경루'라는 명칭으로 각종 문헌에 등장한다. 1895년 광주목으로 승격하면서 관덕정으로 재건되었다가 일제에 의해 광주읍성이 헐리면서 활터도 사라졌다.

ⓒ김상집 제공
김상집 광주궁도협회장과 회원들. ⓒ김상집 제공
광주읍성지도.
광주읍성지도.

이후 관덕정은 광주읍성 서문 밖 광주천 백사장에서 활을 내다가 1963년 현 광주 남구 사동 사직공원에 관덕정을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활터를 시민의 품으로'를 내건 김상집 광주광역시궁도협회장이 임기 4년동안 광주시민과 함께 펼칠 '활터의 광주공동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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