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행동, 13일 5.18민주광장에서 '2차 딴봉띠' 집회 개최
미얀마 이주노동자. 유학생 공동 참여... 치마 내걸고 '연대 지지'
민미협, 5.18광장에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그림. 사진 상설 전시

"광주시민들은 미얀마의 모습을 보며 41년전의 비디오를 보는 것 같은, 80년 5월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 납니다. 우리는 같은 경험을 겪었고 겪고 있기에 미얀마 국민들과 연대하며 미얀마 국민들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믿습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각계각층의 지지가 잇따르는 가운데 광주에서 냄비를 두드리고 치마를 내건 연대집회가 열렸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광주시민모임이 13일 오후3시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2차 딴봉띠' 집회를 갖고 냄비 등을 두드리며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고 있다. ⓒ광주인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광주시민모임이 13일 오후3시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2차 딴봉띠' 집회를 갖고 냄비 등을 두드리며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고 있다. ⓒ광주인

오월민주여성회,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광주전남 6월항쟁,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광주미얀마공동체 등 '미얀마 민주주의를 응원하는 광주시민모임'이 13일 오후3시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2차 딴봉띠 집회'를 개최하고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연대를 천명했다. (아래 미얀마 희생자 유가족에 보내는 호소문 전문 참조)    

'딴봉띠 집회'는 미얀마 시민들이 냄비 등 소리나는 도구를 사용하여 악귀를 몰아내는 전통풍속처럼 시끄럽게 시위하여 군부쿠데타 세력을 물리치려는 시위 방식을 말한다.

이날 광주시민들은 각자가 준비해온 냄비 등을 두드리며 미얀마 군부쿠데타 반대와 미얀마 민주주의를 간절하게 바랐다.

13일 광주시민 2차 딴봉티 집회에는 미얀마 시민들이 여성 속옷과 치마 등을 빨래줄에 내걸어 악귀를 물리친다는 전통풍속을 이용하여 미얀마 군부쿠데타세력을 물리치기 위한 시위로 사용하는 '티엔티'가 옛 전남도청 정문 옆에 등장했다. ⓒ광주인
13일 광주시민 2차 딴봉티 집회에는 미얀마 시민들이 여성 속옷과 치마 등을 빨래줄에 내걸어 악귀를 물리친다는 전통풍속을 이용하여 미얀마 군부쿠데타세력을 물리치기 위한 시위로 사용하는 '티메인'이 옛 전남도청 정문 옆에 등장했다. ⓒ광주인

특히 이날 연대 집회에는 미얀마 현지 시민들이 미얀마 군부세력에 저항하는 시위의 방법으로 이용하는 여성의 속옷과 치마를 빨래줄에 내거는 '터메인'도 처음으로 등장했다.

광주시민모임과 광주미얀마공동체는 옛 전남도청 정문 옆에 치마를 내걸고 미얀마의 민주주의 승리를 염원했다. 

이날 집회 사회를 맡은 황정아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대표는 "2차 딴봉띠 집회'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저항, 시민 학살이라는 공통점을 갖는 5.18광주와 미얀마 시민의 연대를 거듭 선언하고  목숨을 걸고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고 국제 여론의 확산하기 위해 개최했다"고 말했다.

이날 '2차 딴봉띠 집회'는 광주에 거주하는 미얀마유학생이 지난 1주일 동안 미얀마 현지 상황을 보고한데 이어, 미얀마 민주주의를 응원하는 광주민미협 회원의 지지 발언, 수완초교 6학년 학생과 광주거주 외국인 연대 발언, 미얀마 희생자 유가족에 보내는 호소문 발표, 딴봉띠 재현 등으로 진행됐다. 

ⓒ광주인
ⓒ광주인

윤청자 오월민주여성회장은 '민주주의의 제단에 가족을 바친 미얀마 희생자 유가족에게 드리는 호소문'에서 "41년전, 같은 아픔을 겪었던 광주 시민들은 미얀마 국민이 원하는 민주주의가 꼭 실현될거라는 믿음으로 합장한다"며 "광주시민들의 연대로 연대와 희망의 공동체를 실현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오월광주와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굳건한 연대를 약속했다.

윤 회장은 미얀마 유가족들에게 "가신 벗들이 남긴 희망의 메시지는 투쟁의 희망이 되고 결국 평화가 미얀마에 꽃피울 것"이라며 "자식을 잃은 부모님 또한 그 무엇으로도 위로가 될수 없지만 어머니는 세상을 품고 길러내고 살려내는 지혜의 보고다. 광주의 어머니들이 함께하고 응원한다"고 위로와 연대를 보냈다.

집회를 마친 '광주미얀마공동체' 소속 미얀마 이주노동자와 유학생 20여명은 5.18민주광장 분수대 앞에서 30여분 동안 '미얀마 민주화 국제연대'를 호소하는 손팻말을 시위를 펼치며 '미얀마 군부쿠타 반대와 민주인사 석방' 등을 촉구했다.  

광주민족미술인협회가 13일 5.18민주광장 분수대 앞에 설치한 '오월광주는 미얀마와 하나다'는 상설 전시판에 광주시민들이 미얀마 현지 민주화투쟁 현장 사진과 한국작가들의 미얀마 연대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광주인
광주민족미술인협회가 13일 5.18민주광장 분수대 앞에 설치한 '오월광주는 미얀마와 하나다'는 상설 전시판에 광주시민들이 미얀마 현지 민주화투쟁 현장 사진과 한국작가들의 미얀마 연대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광주인

이날 5.18민주광장 분수대 앞에는 민족미술인협회 광주지회(지회장 박태규)가 '오월광주는 미얀마와 하나다'라는 주제로 설치한 미얀마 민주화 투쟁 현장사진과 한국 작가들의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그림 등 작품들이 전시돼 광주시민들의 발길과 눈길을 붙잡았다. 이 작품들은 같은 장소에서 무기한 상설전시한다. 

한편 광주시민사회는 지난 11일 '미연마 광주연대'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미얀마 지지연대 사업을 시작했으며, 광주불교연합회 등 25개 불교단체도 12일 미얀마 군부쿠데타 반대와 민주화 지지를 선언하고 기도회와 모금운동에 돌입했다.
 

민주주의의 제단에 가족을 바친 미얀마 유가족들께 드리는 호소문 [전문]


오늘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응원하는 두 번째 딴봉띠 집회를 위해 이 광장에 모였습니다.

지금 시대는 팬데믹으로 인해 삶의 균형이 무너지는 이때에 미얀마 국민들이 처한 상황이 너무 처참하기에 우리는 작은 힘이지만 딴봉띠로 미얀마 시민들의 고난과 고통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41년전, 같은 아픔을 겪었던 광주 시민들은 미얀마 국민이 원하는 민주주의가 꼭 실현될거라는 믿음으로 합장합니다. 광주시민들의 연대로 연대와 희망의 공동체를 실현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 주 집회때, 19살 소녀가 다 질될거야를 외치며 미얀마 군부가 쏜 총에 맞아 생명을 잃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또, 미얀마를 구하라, 참여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오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기고 시위에 참여한 25살 청년이자 가장은 싸늘한 시신이 되어 아내와 아이들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민주주의를 외치다 총에 맞아 사망한 이들이 70여명이 넘고 체포되어 고문당하고 성폭력 당하는 여성들, 살해된 채, 시신으로 발견된 이들 등 날마다 수천 명이 죽고, 부상당하고 체포되고 고문당하면서 군부의 야만적인 행위는 극에 달해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UN은 얼마나 더 많은 죽음과 희생을 기다리며 바라만 볼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 방송으로 고별사를 하는 미얀마의 아나운서는 거리에서 국민과 함께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다는 결의를 보여 주었습니다.

광주시민들은 미얀마의 모습을 보며 41년전의 비디오를 보는 것 같은, 80년 5월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 납니다.

우리는 같은 경험을 겪었고 겪고 있기에 미얀마 국민들과 연대하며 미얀마 국민들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믿습니다.

포기하지말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총과 탱크, 그 어떤 폭력에도 인간 방패가 되어 서로 하나되어 나아간다면 분명코 여러분의 민주주의를 완성해 낼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임을 위한 행진곡인 뚜에 떼사(피의 약속), 가바 마지 부(어찌 잊으리)는 군부 독재자가 가장 싫어하는 음악이 될 것입니다.

가신 벗들이 남긴 희망의 메시지는 투쟁의 희망이 되고 결국 평화가 미얀마에 꽃피울 것입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님 또한 그 무엇으로도 위로가 될수 없지만 어머니는 세상을 품고 길러내고 살려내는 지혜의 보고입니다. 광주의 어머니들이 함께하고 응원합니다.

미얀마의 민주주의는 완성될 것입니다.

2021년 3월 13일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바라는 광주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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