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수술 후 육군본부로부터 강제 전역한 변희수 전 하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고인의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성전환 수술 후 육군본부로부터 강제 전역한 변희수 전 하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고인의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슬픈 이야기, 죄송합니다.
먼저, 변희수 전 육군하사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그의 가족과 함께 슬퍼합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존귀합니다.
지렁이 같은 동물의 생명도 존귀하고,
들풀 같은 보잘것없는 식물의 생명도 귀합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아프다고 소리 지르며 꿈틀거리고,
들풀도 낫을 대면 아프다고 소리를 지릅니다.
다만, 인간이 그 소리를 듣지 못할 뿐입니다.

하물며, 인간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 존귀합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스스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생명은 없습니다.
그 부모에 의해 태어난 것입니다.

그 부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 부모의 의지대로,
‘나는 이런 자식을 낳겠다.’라고 생각한 대로
탄생시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전적으로 신(하나님)의 영역입니다.

내가 변 하사와 같았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나는 무엇을 원했을까요?
내가 변 하사의 부모였다면,
자식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가라고 했을까요?

저에게도 답이 없습니다.
“이겨내고 꿋꿋하게 살아가라!”라는 말은
답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아픈지를 알 수 없는
트레스젠더의 아픔을 알고,
어떻게 키운지를 알 수 없는
그 부모의 아픔도 아는 것이 답이었을 것인데,
우리는 그 답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찾아보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스스럼없이,
같이 놀고, 같이 먹고 자고
같이 웃고 울다가도 장난질 치는 것이
답이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져봅니다.

우리 평범한 사람들이
성소수자와의 차이는 인식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겠지만,
죽음으로 몰아가는 차별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죽더라도 군인으로 죽고 싶다.”라는
강한 집념의 소망은,
‘현행법’이라는 잣대에 꺾여버렸습니다.
사회적 타살이 되어버렸습니다.

내 생명 아니라고,
“나는 그런 사람 혐오한다.”라고 생각했다면,
거두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내 생명이 하나밖에 없듯이,
변 하사의 생명도 하나였습니다.

하나님이 탄생시키신 하나님의 생명이었습니다.
다시 살려낼 수 없습니다.

심히 슬퍼합니다.
편안하고 사랑받는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영면하시기 바랍니다.
변 하사님!
사랑합니다.


 

김선호 전 교장.
김선호 전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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