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리학의 아버지’ 영광 출신 수은 강양 선생 일대기 조명
'간양록'의 학술적 가치 방송 최초로 공개... 다큐와 드라마 접목해 재미와 감동 잡아
오는 10일 밤 9시 20분 방송

‘일본 성리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영광 출신 수은 강항(1567~1618)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광주MBC UHD 다큐 드라마 <간양록>(기획 김민호, 연출 한가름, 촬영 김환, 구성 박민숙)이 오는 10일밤 9시 20분 방송된다.

강항 선생은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군량 수송과 의병 모집 책임을 맡았다. 왜의 수군이 한산도를 깨뜨리고 서해로 돌아 들어오자 그는 가족을 이끌고 배를 타고 탈출하려 했으나 두 형과 함께 왜군의 포로가 되어 일본에 끌려가 2년 8개월을 보냈다.

강항 선생 영정.
강항 선생 영정.

강항 선생은 적진에서도 기개를 굽히지 않고 우국충절의 마음으로 왜국의 동정을 기록한 ‘적중봉소’를 보내 조선이 당시 왜국의 정세를 파악할 수 있게 한 인물이다.

한편 강항 선생은 후지와라 세이카(1561~1619)를 만나 조선의 성리학을 전수했다. 이 시기 일본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정치적 전환기로서 수은이 전파한 주자학이 근대화의 기틀을 닦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UHD 고화질로 제작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강항의 포로 생활의 궤적을 따라가 본다. 철저한 고증과 일본 현지 취재, 다큐멘터리와 드라마적 접근을 통해 조선 선비 강항 선생을 생생하게 재조명한다.

강항 선생이 귀국 후 쓴 저술서 『간양록』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조선 선비의 기개와 고민, 성리학 전파의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바람직한 미래의 한일관계를 모색해봅니다. 특히 작년에 새롭게 밝혀진 『간양록』의 학술적 가치를 방송 최초로 공개한다.

한편 지난해 9월 열린 ‘수은 강항 선생 국제 학술 세미나’에서 박석무(수은강항기념사업회) 회장은 “16세기 호남에는 별처럼 빛나는 학자들이 많았는데, 17세기로 들어오면 16세기 활동했던 학자가 많이 줄어든다. 그런데 16세기 말에서 17세기로 연계해 주는 학자가 바로 수은 강항 선생이다. 특히 우리 호남의 학문으로 보면, 절대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학문의 맥을 연결시켜주는 바로 우리들의 스승”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덕규(단국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임진왜란에 대한 기록들은 다양하게 많이 남아있는데, 『간양록』은 포로로 끌려간 사람이 일본이 어떤 삶을 유지하고 있고, 조선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느냐 이런 것들을 자세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기록물이죠. 놀라운 기록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한가름 PD는 “수은 강항 선생의 일대기를 취재하다 보니 『간양록』이 현재의 한일관계를 풀어나가는데 해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한일관계는 친일 아니면 반일이라는 두 개의 프레임에서만 얘기된다. 강항 선생이 일본을 먼저 알고 조선의 국력을 키우고자 했던 것처럼 지금의 우리가 다시 『간양록』을 읽는다면 경색돼있는 한일관계를 푸는 해법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