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혁신학교 학생 행복지수' 높았다
‘빛고을혁신학교 학생 행복지수' 높았다
  • 조지연 기자
  • 승인 2021.01.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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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교육정책연구소, "광주 교사들, 지난 10년간 ‘혁신학교효과’를 경험"
빛고을자치학교와 동반체제 구축. ‘혁신세대’의 삶과 성취에 대한 연구 제안

광주광역시교육청 광주교육정책연구소가 지난 2020년 1~11월 ‘빛고을혁신학교는 광주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10년 현 장휘국 교육감의 선거공약에서 시작된 빛고을혁신학교가 지난 10년간 광주교육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로 인해 변화된 것은 무엇인지를 교사 19인에 대한 심층면담과 서술형 설문조사를 통해 밝히려고 한 연구다.

보고서는 일반학교에 근무하던 교사들이 빛고을혁신학교에 가서 겪은 9가지 분야(교육과정재구성, 수업, 생활교육, 교직문화, 업무, 교장‧교감, 학생, 학부모, 협의문화)에 대한 경험의 변화와 이로 인한 인식의 변화, 혁신학교정책의 확산 과정과 혁신학교정책이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 혁신학교정책의 가치와 한계, 그리고 향후 제언으로 구성됐다.

기존 교육에 대한 변화를 갈망하던 교사들은 혁신학교에 가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된다. 수업은 교사주도수업에서 학생주도수업으로 변화하고 있었고 생활지도는 학생이 자발적으로 학교규칙을 만들고 지키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교사들은 서열과 경력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발언하고 토의하면서 ‘업무’보다는 ‘교육’을 중심에 두는 협의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표현을 잘하고 권리에 민감하며 행복지수가 높았다.

학부모들은 학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교사를 믿어 줬으며 자녀의 성적보다 행복을 더 요청했다.

교사들이 혁신학교에서 가장 큰 변화를 체감했던 부분이 교장‧교감의 모습이다. 혁신학교의 교장‧교감은 이전의 권위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친근하고 따뜻한 선배이자 어려운 일에 앞장서는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 주었다.

교사들은 교장‧교감의 이미지 변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누구나 스스럼없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와 풍토, 인사권의 분산, 승진에 연연하지 않은 교사문화 확산, 교장공모제 시행 등으로 교장‧교감이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이 많아졌고, 여기에 교육청의 지속적인 연수도 상당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경험의 변화는 교육과 공부, 학교, 교사역할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이어졌다. 교육은 불평등과 차별을 줄이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하며, 학교는 학생에게 즐거움을 주고 평생에 힘이 되는 기억을 만들어 주는 곳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공부란 교과지식 암기가 아니라 배움에 흥미를 갖고 스스로 배우려고 하는 주도적인 힘을 기르는 것이라 여기게 됐다.

교사라는 직업은 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국민에게 양질의 교육경험을 제공할 책임이 있는 공공서비스업이라는 인식도 싹트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교사들의 인식 전환은 아직도 입시를 방패 삼아 미래에 쓰이지도 않을 지식을 암기하라는 강요와 통제가 남아 있는 우리의 교육풍토에서 상당히 큰 사고의 전환이자 패러다임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변화된 인식과 문화는 교사들의 모임이나 동아리, 연수, 전출, 일반화정책을 통해 일반학교에 확산됐다. 특히 교사들의 친교모임이나 동아리는 혁신교육 확산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년간 일반학교에도 학교혁신문화가 많이 전파됐다.

특히 협의문화, 수업혁신, 업무혁신 부분의 변화가 활발했다. 혁신학교정책이 안착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외부보상’ 대신 ‘자발성’, ‘책무’ 대신 ‘책임’을 동력으로 삼았다는 점, 일관된 철학과 정책 기조 유지,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정책결정구조, 법적근거 마련, 촘촘한 지원망,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교육청은 2013년부터 ‘학교문화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혁신교육 일반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

광주 교사들에게 빛고을혁신학교는 ‘진보교육이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이자 ‘수업과 지침의 새로운 기준’이었다.

수업을 바꿔보고 싶은 교사는 자연스럽게 혁신학교 수업을 찾아가게 됐고, 자료가 필요하거나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면 인근의 혁신학교에 먼저 전화하게 됐다.

이는 수업이나 학교 운영에 있어 교육에 대한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혁신학교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혁신학교는 변할 것 같지 않던 오래된 관행을 변화시키면서 교육청의 변화, 정부정책의 변화까지 견인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학교를 지식경쟁의 전쟁터에서 시민양성의 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빛고을혁신학교가 광주교육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교육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지만 아직 한계는 있다. 광주교육이 얼마나 바뀐 것 같냐는 질문에 혁신학교 6년차 교사는 “빛고을혁신학교 지정 비율인 20%에서 30%사이”라고 응답했다.

혁신학교를 경험하지 않은 일반학교가 70%~80%라는 것은 앞으로 갈 길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도 ‘공부’가 ‘교실’과 ‘교과서’에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예전대로 하는 것이 익숙하고 편한 교사들, 학교에서 ‘규율’과 ‘성적’과 ‘교복’으로 학생을 잡아주길 바라는 학부모, 모든 개혁을 무산시키는 입시라는 블랙홀, 혁신학교는 편하고 공부를 시키지 않는 학교라는 오해, 혁신을 비혁신의 방식으로 이루려는 구성원, 철학과 관점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갈등도 넘어서야 할 한계로 지적됐다.

교사들은 혁신학교를 확대하고 일반학교와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혁신학교라는 이름이 주는 효과와 영향력이 강력하기에 더 많은 학교들이 혁신학교라는 이름을 달고 직접 교육혁신을 실천하고 경험해봐야 하며, 혁신학교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거나 혁신학교로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갈 곳이 없는 문제를 해소하는 측면에서도 혁신학교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광주교육정책연구소는 향후 빛고을혁신학교 4기의 방향으로 ‘빛고을혁신학교와 빛고을자치학교 동반 체제’ 구축과 혁신 초‧중‧고를 졸업한 ‘혁신세대’의 삶과 성취에 대한 추적연구를 제안했다.

새로 제안된 빛고을자치학교는 혁신학교의 학교문화혁신을 바탕으로 하되 각자의 빛깔로 자율적이면서 다채롭게 운영되는 민주적 자치공동체 학교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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