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이 있는 풍경과 사진이 주는 따스함의 글밭
담담한 수필로 삶의 여백을 찾는 작가의 이야기
나는 시인이 꿈이었다. 무등산 아랫마을 작은 방에 읽고, 쓰고, 또 읽고, 쓰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아무리 애를 써도 시는 써지지 않았다.
밤에 쓰고 나서 아침에 읽으면 모두 쓰레기 같았다. 절망이 깊어 삶의 의욕마저 사라지기 시작했다. 금세 추락할 것처럼 하루하루가 위태로웠다.
어느 겨울날이었다. 날은 추웠고 바람은 매서웠다. 두꺼운 스웨터 차림으로 버스정류장 앞에 서 있었다. 음악감상실 의자에 처박혀 시간을 보내다 돌아올 참이었다.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았다. 정류장 앞 'H제다'라는 명패가 새겨진 집을 무심히 들여다 보았다.
봄이면 향기로운 냄새가 허공 가득히 흩어지던 집이었다. (중략)
'네 번째 우려낸 찻물~'
광주일보 신춘문예 출신 김현주작가의 첫에세이집 '네 번째 우려낸 찻물'이 출간되었다.
김현주작가는 1961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으며, 199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길 없는 길을 향하여'로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창작집 2003년 문학과 지성사 '물속의 정원사'를 펴내고 송순문학상을 수상했다.
김현주의 수필집 '네 번째 우려낸 찻물’은 김영규 사진작가의 사진이 책을 보는 내내 즐거움을 더해준다.
조현옥 편집위원
60433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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