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광주 소화자매원서 기자회견, "고 조비오 신부 명예회복과 5.18진상규명 계기"
"전두환은 용서와 사죄 청하고 합당한 처벌 받아야... 재판부의 올바른 판단 기대"

전두환 사자명예훼손에 대한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입장문 [전문]

 

‘감추어진 것을 드러내시고 어둠속에 있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전두환은 자신의 정권을 만들기 위해 80년 5월 수많은 광주시민을 희생시킨 책임자입니다.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두환은 광주시민들에게 용서를 청한 적도 없으며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80년 당시 무고하게 돌아가신 오월 영령에 대해 역사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당했다고 말합니다.

ⓒ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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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고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 전두환은 80년 5월 광주 발포 명령과 자신은, 아무관계가 없다는 무책임한 변명만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전두환은 자신이 최고 책임자로 저지른 80년 5월 광주의 행위에 대해, 용서와 사죄를 청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그가 저지른 故 조비오 몬시뇰에 대한 명예훼손은 故 조비오 몬시뇰 개인에 대한 문제가 아니며 5월 그날의 상처를 안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광주시민들에 대한 명예훼손임을 분명히 합니다.

천주교광주대교구의 사제단과 광주시민은 한마음으로 전두환에 대한 재판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재판은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에 대한 중요한 역사적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죽은 자들은 있으나 죽인 자가 없는 광주항쟁은 과거가 아닌 현재입니다.

전두환이 발포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발포의 책임을 전두환의 명령으로 움직인 모든 병사들에게 뒤집어씌우려는 얄팍한 술수일 뿐입니다.

그들의 모든 행위에 대한 책임은 또한 당시 책임자였던 전두환에게 있음을 재판부는 기억해 주십시오. 명령에 의해 총을 쏘고 광주시민을 희생시킨 병사들은 지금도 빛으로 나오지 못하고 가슴 한 구석, 무거운 돌을 짊어지고 살고 있습니다. 전두환은 이 모든 일의 책임자였으니 재판부는 그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합니다.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오는 30일 전두환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24일 오후 광주 동구 소화자매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두환 재판은 5.18진상규명의 시금석"이라며 재판부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오는 30일 전두환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24일 오후 광주 동구 소화자매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두환 재판은 5.18진상규명의 시금석"이라며 재판부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감추어진 것을 드러내시고 어둠속에 있는 것을 알고 계시’(다니 2,22)는 하느님을 통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 믿습니다. 전두환은 더 이상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숨기지 말고, 모든 것을 세상에 밝히고 80년 5월 광주에서 희생되고 상처받은 이들에게 마음을 다해 사죄하고 용서를 청해야 합니다.

이번 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재판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모든 진상이 세상에 오롯이 드러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사제, 수도자, 신자들과 더불어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재판부의 올바른 판단을 바랍니다.

2020. 11. 24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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