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전두환 재판 앞두고 문화예술인 성명 발표

성명서 [전문]

민족예술인의 힘을 모아 전두환을 감옥으로
-5·18민중항쟁 학살원흉 전두환 판결에 즈음하여
 

전두환이 회고록에 밝힌 고 조비오 신부의 사자명예훼손 사건의 형사재판이 2020년 11월 30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2017년 4월 회고록 출판에 대한 고소를 시작으로 2018년 5월 검찰의 불구속 기소, 전두환의 재판관할지 이전요구 및 기각, 알츠하이머와 독감 등을 핑계로 한 불출석 등으로 지연되다가 결국 법원의 강제 구인장 발부 등을 거쳐 총 18차에 걸친 법정 심리가 이루어지기까지 3년 7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으로 기소된 전두환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3시간 30분여에 걸친 재판을 마치고 법정 밖으로 나오고 있다. ⓒ광주인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으로 기소된 전두환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3시간 30분여에 걸친 재판을 마치고 법정 밖으로 나오고 있다. ⓒ광주인

항쟁 발발 40년 동안 민족예술인들은 줄기차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이를 예술로 표현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예술 실천행위의 중심주제는 항상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었다.

이는 아직도 여전히 진상규명이 미흡하고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 해주고 있다.

사죄는커녕 여전히 거짓말을 해대며 지긋지긋한 뻔뻔함을 노련하게 표출하고 있는 전두환의 역사적 학살범죄를 더는 지켜볼 수가 없다.

항쟁의 역사를 정면에서 왜곡하고 자신의 학살행위를 끝내 숨기려 드는 전두환의 만행은 한치도 용서의 정을 느낄 수가 없게 한다.

5·18 자체와 무관하다고 항변하는가 하면 헬기 사격은 물론 항쟁 기간에 일어난 암매장, 발포, 고문, 가혹행위, 반인륜행위 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의 수괴가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인가!

단번에 뽑아내지 못한 학살 만행의 싹은 오늘도 쑥쑥 자라고 있다.

폄훼와 왜곡의 수준도 도를 넘고 있다.

마음껏 과학적인 비판을 하고 자유로운 표현을 하는 것은 민주국가의 척도가 되지만 왜곡하고 거짓으로 참역사를 덮으려 하는 행위는 범죄일 뿐이다. 이를 막아내기 위해서라도 이번 판결이 가차 없는 법의 준엄함을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다.

이번 고 조비오 신부의 사자명예훼손에 대한 판결은 단순한 명예훼손의 단죄가 아닌 광주학살의 진상을 밝히는 중대한 판결이기도 하다.

진실을 감추고 거짓과 유언비어의 날조를 통해 시민의 숭고한 민주적 항쟁을 폄훼하려는 범죄 세력을 온전하게 단죄하는 출발이 되는 준엄한 판결을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2020년 11월 24일

(사)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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