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신문> 허위보도와 정정보도 취재에서

지난 23일 <광주매일신문>의 ‘영재선발시험’기사를 보고 예비영재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이번 취재의 시작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전화를 걸어 영재교육센터 관계자와 통화를 하고, 행사 자체가 거짓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광주매일신문>에 재차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법수학’의 광고를 위해 기사가 조작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담당기자에게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 처음 들은 말은 “정정보도를 했다”는 것이었다. 이미 그 기사를 보고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있음에도, 정정보도를 했으니 됐다는 식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뿐만 아니라 “책임자인 편집국장과 이야기하라”는 말도 했다. 기자가 쓴 기사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담당기자에게 있다고 배웠는데? 아니면 누가 지는 것일까 궁금했다.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했다. “저는 양승준 기자라고 합니다. 허위보도관련해서 몇 가지만 여쭈어 보고 취재를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최대한 착하게(?) 말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이 가관이다. 대뜸 “나이가 몇 살이냐”라고 묻는다. “스물 아홉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나이어린 네가 신문사의 편집국장인 내게 전화로 취재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했다. 일면 ‘맞는 말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과 또 ‘궂은일’로 전화를 했으니 화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 착하게(?) “몇 가지만 여쭈어 보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광고는 광고국장이 알지 나는 모른다”라며 전화를 차갑게(?) 끊었다.

허위기사를 쓴 기자는 ‘책임자가 따로 있다’고 하고, ‘책임자’라는 편집국장은 ‘나이가 어려서...’, ‘광고국장에게 떠넘기고’. 기사와 광고는 쉽게 구분이 되는데...명쾌한 해명은 없었다.

작년 12월 16일부터 수습기자의 신분으로 창간을 준비했다. 아직 햇병아리인 나는 모든 기자는 선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허위기사를 작성한 <광주매일신문>기자와 편집국장을 취재하면서 이들이 선배로서 민망해 할 것을 걱정했다. 그리고 기자이기에 또 선배이기에 일반적인 취재원과는 무엇인가 다른 모습을 기대했다.

그러나 나의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너무도 당당하게 기사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담당기자. 그리고 광고와 기사를 동일시하는, 또한 ‘스물아홉의 나이’ 때문에 ‘취재할 수 없는 편집국장’은 나에게 ‘모든 기자가 선배가 될 수 없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옳은 것을 올바르게 전달해주는 기자.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자. 그리고 그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끌어주고 밀어주는 기자사회. 이런 것들은 이제 소설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일까. 나이를 더 먹으면 <광주매일신문> 편집국장에게 질문을 해야겠다.

‘멋있어서 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별로 멋이 없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후회와 동시에 '기자란 무엇인가'를 깊게 고민하게 해준 <광주매일신문> 정정보도 소동취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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