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의 유물들, 사진가의 시선으로 다시 보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수미)은 대표 소장품 24선을 6명의 사진작가의 시선으로 새롭게 촬영하여 선보이는 특별전 ‘6인의 시선,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명품 사진전’을 온라인으로 공개하였다.

국립광주박물관 누리집과 유튜브 채널에서 티저 영상과 전시 해설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사진작가들의 인터뷰 영상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 전시는 중흥산성 쌍사자석등, 화순 대곡리 출토 팔주령 등 국립광주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오랫동안 관람객을 맞이해 온 대표 유물들을 사진작가의 시선으로 새롭게 조명하고 재해석하는 전시이다.

구본창 사진작가.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구본창 사진작가.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전시에는 6명의 사진작가가 참여하였다. 오랫동안 사물이나 정물에 천착한 작품활동을 한 작가들로서, 문화재 촬영을 전문적으로 하였거나 문화재를 소재로 한 작품을 제작한 원로 및 중견 작가들로 구성되었다.

국립광주박물관에서 1차로 조사한 작가군을 대상으로 국립박물관과 외부 사진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거쳐 구본창, 김광섭, 김수강, 오상조, 이재용, 조성연 6명의 사진작가가 선정되었다.

촬영 대상 유물은 국립광주박물관이 추천한 유물 30선 가운데, 지난 5월 한달간 관람객 투표를 거쳐 최종 선정하였다. 사진작가들은 국립광주박물관을 직접 방문하여 수장고, 전시실, 야외에서 총 24건의 유물을 자유롭게 촬영하였다.

구본창 작가는 한국 예술사진을 세계적으로 발돋움시킨 인물로, 2004년부터 국내외 박물관에 소장된 백자를 촬영한 ‘달항아리’ 연작으로 한국의 사진과 문화재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번 촬영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백자와 분청사기뿐 아니라 금동 관모와 철제 갑옷을 촬영하여 금속의 질감을 살린 새로운 작품을 공개한다.

김광섭 작가는 한국 문화재 사진계의 중추적인 인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을 비롯한 국립문화기관에서 도록과 보고서 발간을 위한 촬영을 계속해오고 있다.

그동안 문화재의 정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면, 이번 촬영에서는 작가만의 시점에 의거하여 그가 주목하는 문화재 고유의 표정을 담은 작업을 전개하였다.

김수강 작가는 검프린트(Gum print) 작업을 통하여 정적인 사물의 질감 표현에 주목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작업하여 대상의 본질에 다가가는 시선은 이번 촬영에서도 계속되었다. 오랜 세월을 견뎌 온 유물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모습을 바라보는 그만의 작업을 선보였다.

오상조 작가는 전남·전북 지방의 사람과 풍경을 50여 년 동안 기록해 왔다. 대형 카메라와 대형 흑백 필름을 사용한 아날로그 방식의 작업은 그만의 독특한 시선과 결합하여 남도의 곳곳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이번 촬영에서는 최근 그가 주목하고 있는 ‘돌의 형상’이라는 모티프 안에서 자연광 아래의 유물을 느린 속도로 바라보았다.

이재용 작가는 장노출 기법으로 시간의 변화를 담아내거나, 조금씩 다른 시각의 변화를 통해 중첩되는 대상의 모습을 독특한 시선으로 쌓아 가는 방식의 작품 활동을 계속하였다. 이번 촬영에서 그가 주목한 도자기들은 조금씩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이미지의 중첩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성연 작가는 화면 안에서 생동하거나 혹은 시들어가는 정물의 순간에 주목해 왔다. ‘식물성’이 진행되는 순간에 천착해 온 작업처럼, 이번 촬영에서 그의 눈을 통해 드러나는 문화재들은 피어나기도, 시들어가기도 한다. 그의 시선을 통한 문화재들은 다양한 색채와 순간을 뿜어냈다. 

전시 담당자인 김영희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가 그동안 진열장 안에서 관람객과 만나 온 문화재들의 다채로움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하였으며, ‘현대의 예술가인 사진작가가 과거의 예술품인 유물을 만났을 때의 감동을 함께 느껴보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립광주박물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대응 2단계로 인해 잠시 휴관 중이다. 일반 관람은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 따라 재개관 시 가능하며 11월 8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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