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기관·사회단체 대책회의 열고 결의문 채택‧민간대책위원회 구성
구례 소상공인 연합회에 이어 구례군의회 등도 "노선 철회"성명 발표

“당사자의 의견도 듣지 않은 채 버스노선을 인가한 국토부의 결정을 당장 철회하라!” 구례군민들이 서울~지리산 성삼재 버스노선 인가에 집단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전남 구례군(군수 김순호)은 16일 구례군청에서 관내 기관단체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국토교통부의 서울~성삼재 시외버스노선 인가에 따른 대책회의를 열었다.

국토교통부의 동서울~ 성삼재 주말 고속버스 노선 신설 허가에 반대하는 구례군 각계 대표들이 16일 대책회의를 갖고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전남 구례군청 제공
국토교통부의 동서울~ 성삼재 주말 고속버스 노선 신설 허가에 반대하는 구례군 각계 대표들이 16일 대책회의를 갖고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전남 구례군청 제공

구례군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10일 동서울버스터미널~지리산 성삼재 구간 정기 노선운행을 경남 소재 운수업체에 일방적으로 승인 통보하면서 지역 내 반발이 일어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아래 결의문 전문 참조)

회의 참석자들은 가장 밀접한 당사자인 구례군민들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국토부의 버스노선 인가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회단체 회원들은 버스운행 정지 가처분 신청, 행정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구례군에 요구했다.

전남도는 두 차례 노선 신설에 반대했으며, 구례군은 노선 신설에 대한 사항을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더 큰 고통을 감내해야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구례군에서 성삼재까지 농어촌버스가 운행하며 음식업, 숙박업 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했다.

열악한 산악도로로 인해 대형버스 안전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리산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친환경 교통수단을 강구해야 하는 실정인데도 서울에서 지리산까지 시외버스를 추가로 운행하는 것은 환경파괴를 부추긴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미 매년 50만대의 차량이 성삼재 도로를 따라 올라가며 매연, 외래종 식물 번식 등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일으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회의에 참석한 환경단체 회원은 “정기노선을 만드는 것은 지리산의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의 방법 중 하나”라며 정기노선 신설을 비판했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50년 전 구례군민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지리산을 대한민국 제1호 국립공원으로 만들었다”며 “지리산의 자연을 사랑하는 군민의 마음을 정부가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례군은 이날 회의에서 채택한 결의문과 건의서를 국토부 등 관계부처와 전남도, 경남도에 전달할 계획이다.

회의 종료 후 민간사회단체 회원들이 남아 자체적으로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전 군민 반대운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위원장은 김영의 전 구례군의회 의원이 맡았다.

한편 구례군 소상공인연합회도 별도로 버스노선 승인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버스노선 승인에 대한 지역 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구례군의회도 17일 버스노선 인가 철회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결 의 문 [전문]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10일, 서울시-지리산 성삼재 노선을 경남버스운송업체에 승인 통보했다.

지리산에 누구를 위한 고속버스인가?국민의 안전도, 지역의 상권도, 지리산의 환경도 뒷전인가?정부는 지역민을 무시한 버스노선 인가를 즉각 철회하라!

가장 밀접한 당사자의 의견도 듣지 않은 채 노선 인가를 강행한 국토교통부의 결정에 우리 구례군민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

그동안 정부는 국민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약속해 왔다. 성삼재 도로는대형 사고를 언제든지 초래 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코로나19로 지역경제는 도탄에 빠져있다. 서울시민의 편의를 위해 지역의 소상공인이 고통을 감내하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가?

지역경제에 그 어떤 보탬도 되지 못하게 됨을 인지하라.

매년 50만대 차량이 성삼재 도로를 올라가며 지리산을 파괴하고 있다.

고속버스 정기 운행으로 정부는 지리산 죽이기에 동참하겠다는 것인가?

지리산에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친환경 정책을 강구하라.

우리 구례군민은 지난 50년 전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지리산을 대한민국 제1호 국립공원으로 만들었다.

50년간 지켜온 지리산의 자연환경이 백년, 천년동안 이어 질 수 있도록 우리는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서울시~지리산 성삼재 구간 시외버스 노선 인가를 당장 철회하라!

하나, 국민의 안전과 지리산의 환경을 보호하는 교통수단을 도입하라!

2020년 7월 16일

구례군 기관·사회단체 대표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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