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사랑했던 따뜻한 당신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합니다"
"우리가 이어 당신이 꿈꾸었던 희망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비보에 한동안 황망했습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습니다. TV자막으로 전해지는 당신의 실종뉴스가 차라리 가짜뉴스이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정영일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대표
정영일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대표

밤새워 뜬눈으로 지새우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황상태에서 아침을 맞고 우리의 꿈이 산산이 부서지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분향소를 설치하고 친근한 웃음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영정사진을 보며 사무치게 그리운 마음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당신의 성품처럼 소박하고 아담하게 빈소를 차리고 조문객을 맞습니다. 시민들의 끊이지 않는 조문객의 오열속에 흐느끼는 시민들을 보면서 당신의 무게를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해마다 5월이면 5.18행사로 북적이던 광주 금남로에서 모든 일정을 제쳐두고 시민사회 상근활동가들을 찾아 불러 모아주시고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라며 희망과 위로를 주시던 당신의 목소리를 이제는 들을 수 없는 현실에 더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격식과 체면을 따지지 않고 큰 형님처럼 후배 활동가들을 편하게 보듬어 주시던 당신의 따스한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가족들이 힘들어하고 슬픔과 억울함을 호소할 공간마저 없었던 혹한의 추위에 당신은 그들을 보듬어주시고 광화문광장을 내어 주셨습니다.

거악의 공권력과 부패에 맞서 거대한 분노의 촛불들이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울 때도 당신은 앞장서 기꺼이 촛불을 들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광주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함께한 모습.
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광주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함께한 모습. ⓒ정영일 제공

당신은 우리의 희망이었습니다.
손들어 한점 표할 공간마저도 없었던 암울한 시기에도 당신은 투쟁의 선봉에 서서 시민운동의 깃발을 높이 들어주셨습니다.

우리가 절망하고 암울해 할 때 당신은 우리에게 밝은 빛으로 인도하는 등대가 되어주셨습니다. 늘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대안으로 우리를 공부시키고 생각하는 시민운동의 항로를 열어주셨습니다.

당신은 우리의 꿈이었습니다.

광주시민단체가 행사를 할 때마다 노곤한 일정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광주를 찾아와 후배들과 맥주잔을 기울이며 지쳐있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꿈을 심어 주셨습니다.

피곤한 내색한번 안 하시고 먼거리를 달려와 상근활동가 후배들을 찾아주셨던 그 사랑과 열정을 우리가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정영일 대표(맨 오른쪽)와 고 박원순 서울시장. ⓒ정영일 제공
정영일 전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맨 오른쪽)와 고 박원순 서울시장. ⓒ정영일 제공

당신이 주셨던 격려 한마디에  우리는 다시 힘을 얻어 거악에 맞서 싸울 힘을 얻었습니다. 당신이 몸소 보여주셨던 끝없는 아이디어와 희망의 그림을 따라 전국에서 많은 활동가들이 세상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시민활동가를 사랑하고 시민을 사랑했던 따뜻한 당신의 모습을 우리는 영원히 기억합니다.

이제는 우리곁을 떠나가신 우리의 희망 우리 꿈의 아이콘이신 당신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않겠습니다.당신이 못다이룬 '원순의 꿈'을 우리가 이어 당신이 꿈꾸었던 희망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헤어짐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 먹먹한 슬픔의 시간이지만 당신을 보내드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슬픕니다.

광주 금남로 광주YMCA 분향소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영정. ⓒ광주인
광주 금남로 광주YMCA 분향소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영정. ⓒ광주인

우리가 사랑했던 박원순시장님!!
우리의 희망이었던 박원순 선배님!!
고이 잠드소서 !!

2020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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