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전쟁이냐 평화냐
[이기명 칼럼] 전쟁이냐 평화냐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20.06.19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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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전쟁은 안 된다

■천황폐하 만세

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신궁(神宮)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 앞에서 나는 모자를 벗고 경건하게 절을 한다.

다음으로 중얼중얼 외우는 것은 천황의 교육칙어. 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다 한다는 맹서문이다. 읽고 난 다음에 다시 절을 하고 교실로 향한다. 매일같이 반복했던 생활이다.

75년 전, 나는 그렇게 일본 천황의 영광스러운(?) 적자로 자라고 있었다. 일본이 항복하지 않았다면 나는 꼼짝없이 일본인이 되었을 것이다.

북한이 공개한 지난 16일 오후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KBS 영상 갈무리
북한이 공개한 지난 16일 오후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KBS 영상 갈무리

그때 꼬맹이들은 신풍특공대(神風特攻隊 가미카제 독고타이)로 미국 군함에 돌격해 자폭하는 것을 최고의 영광이라 떠들어댔다. 아 아 나는 5천 년 역사의 단군 자손이었던가.

그때 누가 천황에게 불경스러운 언사를 썼다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짐작은 간다. 일본이 패망하자 충성스러운 일본군 지휘관은 배를 갈라 자결을 한다. ‘콰이강의 다리’에 나오는 장면인데 그런 실제상황은 부지기수였다.

북한이 지난 16일 오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을 공개했다.(이미지-KBS 영상 캡처)

■북한의 최고 존엄

김정은은 북한의 최고 존엄이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우상화니 신격화니 여러 말이 있지만, 그것은 북한의 엄연한 현실이다. 그 부분에 시비한다면 기본적으로 대화가 안 된다.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남북이 잘해 보자고 함께 지은 건물이다.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실제상황을 보여줬다. 남북 관계가 무너지는 소리다. 까불지 말라는 것인가.

한국은 이제 북한에 삐라(대북전단) 뿌리는 것을 확실하게 금지했다. 이제 못 뿌린다. 왜 미리 못했는가. 무엇이 무서워서 못했는가.

탈북한 박상학이 무서워서였는가. 탈북해 국회의원이 된 나리가 무서워서인가. 통일부 장관이 사표 냈다. 그것으로 끝이 나는가.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다. 미꾸라지 구멍으로 둑이 무너지는 것을 아는가. 삐라 뿌리는 거 구경하고 있다가 제대로 당했다고 비웃는 국민이 있다.

이제 와서 허겁지겁이다. 국민이 웃는다. 아니 국민은 운다. 국정원장님은 뭘 하셨나.

■욕을 해도 정도껏 해야

"15일 남조선 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고 했다. 궤변이라고 했다. 더 이상 쓸 말이 없을 것이다. 김여정의 말을 듣고 있자니 독한 말을 고르는데 무척 고생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욕이라면 한가락 하는 나도 질린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이 특사파견을 제의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막가자는 것이다.

애들 싸움도 처음은 말싸움으로 시작한다. 점점 말이 사나워지면서 주먹이 올라간다. 어른 싸움이라고 다를 것이 없고 국가 간의 싸움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진짜 주먹다짐을 각오하고 있는가. 전쟁을 원하는가.

김여정이 아무리 설쳐도 김정은 그늘 아래 애완견이다. 김정은의 후계자 운운하지만 김정은이 바보가 아니다. 김정은은 안 나타난다. 김정은이 나타나야 결론이 난다.

■폭파를 막을 수는 없었는가

삐라를 빌미로 삼은 북한의 행동을 막을 수 없었는가. 있었다. 못 뿌리게 하면 된다. 박상학을 두목으로 한 삐라 살포범들의 배후는 누구인가.

누가 그 많은 자금을 대며 그들이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노리는 것은 이번 개성공단 사무소 폭파에서 보듯이 남북관계의 파탄이다.

미래통합당은 쾌재를 부르는가. 살 것 같은가. 지금 미통당이 해야 할 일은 좋다고 만세를 부르는 것이 아니다.

남북관계 정상화로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되고 전쟁에 위험이 사라지는 것이다. 개성공단이 이제 다시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어야 한다. 그런데 파탄이 온 것이다.

미통당은 철 좀 들어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쫄딱 망하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다니 이건 팔푼이도 못 된다. 정치에서 정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해도 상식의 틀은 벗어나지 말아야 하고 최소한 국민으로부터 욕은 먹지 말아야 한다.

북한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전쟁을 원하는가. 백해무익한 도발은 당장 그만둬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백두산 정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하던 그 때로 돌아가야 한다. 한반도의 모든 국민이 얼마나 환호했는가.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15만 북한주민 앞에서 평화를 호소하던 그 때 환하게 웃던 그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전쟁으로 해결되는 것은 없다.

빨리 국회를 정상화하라. 국민들은 너무나 피곤하다. 욕밖에 먹을 것이 없는 이런 정치를 왜 계속하고 있단 말인가. 20대 국회를 따라가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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