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광주YMCA 성명서 [전문]
 

우리는 지금 한반도가 또다시 대결과 갈등 구조로 가고 있는 것을 우려한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이냐 갈등과 대결 구도로 가느냐의 갈림길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

2000년 6월 15일 우리는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6.15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 주최로 열리고 있다. ⓒ박종익
지난 15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6.15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 주최로 열리고 있다. ⓒ박종익 제공

20년 전, 남북 정상은 분단 후 처음으로 만나 정상회담을 갖고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 통일의 협의와 지향, 이산가족 문제를 중심으로 인도적·문화적 교류, 남북의 경제협력 등 남과 북이 함께 평화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지난 20년간 국제적으로 어려운 대외 환경에도 10.4 선언,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등을 남북 정상이 직접 만나 평화를 위한 선언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 안에는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 군사적 충돌방지,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 관광 정상화, DMZ·서해·동해 평화지대 건설, 철도연결, 민족경제를 위한 교류와 협력, 공동 보건의료 협력 강화, 문화예술, 스포츠 교류 등 전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하자는 내용이 담아져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남북의 시민들은 이제 전쟁과 폭력, 갈등과 상처의 아픔을 이겨내고 평화의 여정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며 같은 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환호하였습니다.

그러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또 다시 한반도에 대결과 갈등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보며, 유엔제재를 빌미로 남북관계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에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이런 문재인 정부의 태도를 비난하는 한편 대남관계를 대적관계로 규정하여 2017년 이전의 대결구도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한국YMCA 전국연맹 창설 100주년 기념 마크.

한반도의 평화가 위기상황에 놓여진 것을 목도하고 있는 지금 광주YMCA는 남과 북의 항구적인 평화와 통일을 위해 남과 북의 정부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시민들에게 호소하며

다음과 같이 남과 북의 정부와 미국에게 촉구합니다.

1. 문재인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 문재인 정부는 더이상 미국의 눈치 보기를 그만두고, 기존 남북 정상 간의 합의사항인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한 제반 평화적 교류협력 내용의 실천 약속을 이행하라.

2. 남북 정상은 조속히 만나 정상회담을 통해 6·15 선언 및 남북 정상 간의 평화 선언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즉각 밝혀야 한다. 또한 구체적인 평화 실천 내용을 합의하고 가시적 성과를 오는 8월 15일 이전까지 가져와야 할 것이다.

그 내용으로 우리 시민들에게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이어야 할 것이며,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대규모 경제적 지원을 통한 남북의 경제적 공동 번영이어야 할 것이다.

3. 미국은 북한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북제재를 즉각 해제하고, 대결의 구도를 평화의 길로 전환하라.

4.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국의 시민사회와 평화를 희망하는 세계 시민사회가 함께 연대 협력하여 비폭력 평화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계를 구축하느냐 아니면 다시 대결과 갈등으로 되돌아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단 하나여야 합니다.

평화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어야 하다는 바로 그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문재인 정부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미국을 설득하고 조속히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어 평화선언으로 이어지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0년 6월 15일

광주YM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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