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서부전선의 최전방 육군 1사단에서 5쌍의 쌍둥이가 나란히 근무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봄을 시샘하는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GOP(지상관측소) 철책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현천ㆍ현만(23) 병장, 유성복ㆍ은복(22) 병장, 홍영종ㆍ영욱(21) 상병, 김형태ㆍ형진(22) 상병, 유한윤ㆍ한원(21) 이병이 주인공이다.

이들 5쌍의 쌍둥이는 모두 동반 입대했으며, 최전방 GOP대대 5개 소초에 나란히 배치돼 함께 자고 먹고 생활하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맏형 격인 조현천ㆍ현만 형제는 외모가 너무 닮아서 전입 후 2~3개월 간은 소초원들이 형과 동생을 구분하지 못해 애를 태운 적이 많았다.

이등병 시절, 한 선임병이 형(현천)에게 지시를 하고 나중에 얼굴이 닮은 동생(현만)에게 지시 이행 여부를 물었다가 동생이 어리둥절한 웃지 못할 상황도 적지않았다는 것.

유성복ㆍ은복 형제의 경우 형은 상황병으로, 동생은 경계병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형 유성복 병장은 "새벽에 단잠을 자고 있는 동생을 깨워 근무지로 보낼 때 가슴이 아프다"며 "마음 같아서는 대신 근무를 서주고 싶다"라고 아우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홍영종ㆍ영욱 형제는 "처음에는 같이 군에 가는 것이 망설여졌으나 막상 힘든 GOP 생활을 하다보니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며 "군대에 와서 더욱 가족과 형제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통신소초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형태ㆍ형진 형제는 "불침범 근무자가 다음 근무자로 형을 깨웠어야 하는데 형과 동생의 얼굴을 구별하지 못해 동생을 깨웠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유한윤ㆍ한원 형제는 쌍둥이지만 동생이 형보다 10kg 이상이나 몸무게가 더 나가 형과 동생을 구분하기 쉽다고 한다.

이등병인 이들은 "군에 입대한 후 힘들 때마다 서로 격려하면서 이겨내고 있다. 군 생활을 곁에서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쌍둥이 형제들의 대대장인 석종건 중령은 "형제가 함께 있어서인지 모두 모범적으로 근무하고 있어 지휘관으로서 마음이 든든하다"며 "최전방 경계태세를 유지하는데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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