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노태우 아들 노재헌 5.18묘지 참배 관련 성명

성명서 [전문]

노태우 씨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한다

광주학살의 책임자인 노태우를 대신하여 그의 아들 노재헌 씨가 지난 5월 29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것에 대해 ‘참회’라는 억측이 난무하는 등 본질을 흐리고 있어 경계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실제 노태우 씨의 뜻인지는 노재헌 씨의 발언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태우씨 아들 노재헌씨가 지난해에 이어 지난달 29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여 참배하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노태우씨 아들 노재헌씨가 지난해에 이어 지난달 29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여 참배하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우리는 노태우 씨의 가족들이 나서서 아버지의 국립묘지 안장을 희망하고 있다는 등의 언론 보도를 흘리면서 몇 번의 묘지 참배로 마치 5⸱18학살의 책임을 다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우리는 학살책임자의 사죄와 반성을 바라는 것이지 반란 및 내란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그가 여전히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추모화환을 보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노태우 씨는 12.12군사반란과 5.17군사쿠데타, 5⸱18광주학살의 주범으로 1997년 대법원에서 반란 및 내란 중요 임무 종사와 상관 살해 미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바 있다.

2011년에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80년 광주사태의 진범은 유언비어라며 책임을 오히려 유언비어에 돌렸다.

아무런 사죄와 반성 없이 아들을 시켜 추모화환을 전달하고, 일부 언론에서 이를 대단한 것으로 추켜세우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한참 벗어난 것이다.

노재헌 씨의 국립5⸱18민주묘지와 망월묘지 참배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우선되어야 할 것은 노태우 본인의 사죄이다.

노태우 씨가 진정 5⸱18희생자에 대한 참회의 뜻이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5⸱18학살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공식적으로 시인하고 잘못을 뉘우치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노재헌 씨의 행보가 5⸱18에 대한 아버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행동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며, 학살 책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5⸱18진실규명에도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2020. 6. 3.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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