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를 마치며

제40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가 대부분 마무리됐습니다.

올해 5·18 40주년 기념행사는 코로나19라는 긴급 재난상황에서 치러졌지만 빛나는 시민의식에 힘입어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5·18 행사위는 제40주년 5·18민중항쟁 기간 동안 광주시민이 보여준 깨어있는 시민의식과 성숙한 민주역량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5.18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광주인
5.18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광주인

아울러 일상의 영역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40주년 5·18을 기념하고 추모해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5·18 행사위는 당초 미래세대인 청년을 중심으로 대동 세상에 기반한 새로운 시대 가치를 찾고 5·18을 전국화·세계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다중이 모이는 행사는 취소하고, 대부분 행사를 축소하거나 대체하면서 기념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제40주년 5·18민중항쟁의 정신과 가치를 기념하고 계승하는 추모 분위기가 퇴색되지 않을까 솔직히 우려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자유연대 등 극우 유튜버들은 금남로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와 문화제를 강행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제40주년 5·18 주간을 맞이했습니다.

그럼에도 광주시민들은 침착하고 차분하게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5·18 40주년을 기념하고 추모했습니다.

극우 유튜버들의 대규모 집회와 문화제 예고에 광주시는 발빠르게 행정명령을 발동해 강력하게 대응했고 각계 시민사회와 시민들은 추모분위기 조성과 자발적인 시민 행동으로 5·18 역사 왜곡과 가치 훼손을 막아냈습니다.

올해는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기념식이 열려 여러모로 의미를 더했습니다.

옛 전남도청은 5·18 최후의 항쟁지로서 역사적 상징성이 큰 공간이며 5·18민주광장은 나눔과 저항, 연대의 공동체 정신이 대동 세상으로 꽃피었던 민주주의의 성소입니다.

이곳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월정신을 수차례 언급하며 한국사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꿰뚫는 시대 가치의 표상으로 소개했습니다.

5·18 진상규명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5·18민주화운동을 헌법전문에 새기겠다는 희망도 밝혔습니다. 5·18민중항쟁의 사회·역사적 정당성에 힘을 실어주고 미완의 항쟁을 완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전국민적으로 5·18국민행사위원을 모집하고 오월공동체상을 시상한 것도 오월정신과 가치를 기념하는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

오월시민행진은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행사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전국의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각 지역에서 제40주년 5·18기념식을 진행한 것은 향후 5·18 전국화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취소되고 축소된 행사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으로 전환해 진행한 것도 큰 성과입니다. 5·18독립영화관을 운영하고 임을위한행진곡 커버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오월정신과 가치를 실천하고 공유하는 오월행동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가능했습니다.

SNS 등 온라인에서는 전국과 해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창의적인 방식으로 제40주년 5·18민중항쟁을 기념하고 추모하는 글과 영상, 사진 등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광주를 방문하는 추모객의 숫자는 크게 줄었지만 온라인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오히려 거리의 간극을 줄이는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코로나19의 거리두기가 역설적으로 5·18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앞당기는 기회가 된 것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야제 등 공들여 준비한 다수의 행사가 취소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장소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나 극우 유튜버들의 5·18 역사왜곡과 폄훼시도도 안타깝습니다.

오월 청소년 기억행동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오월 청소년 기억행동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5·18 행사위는 향후 5·18진상규명과 역사왜곡처벌법을 제정하는 데 온 힘을 모아갈 것입니다.

5·18민중항쟁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 5·18진상조사규명위원회의 권한과 인력을 확대하고 조사범위에 미국의 개입과 책임규명을 포함하는 특별법 개정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또 5·18민주화운동을 헌법전문에 수록하는데 사회적 동의와 공감대를 확보하는 활동에도 적극 나설 것입니다. 제40주년 5·18행사 이후 앞으로 기념과 계승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시민사회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나가겠습니다.

40주년 5·18기념행사에 대한 반성적 평가를 통해 제41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6월1일

제40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