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전문]

시간강사 故서정민 박사 사건 10주기,
조선대는 진상조사 재실시하고 연구윤리 확립하라

2010년 조선대에서 시간강사로 재직 중이었던 故 서정민 박사는 대학사회의 논문대필 관행 등을 고발하며 자결했다. 당시 서정민 박사는 유서를 통해 교수-강사 사이의 위계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논문대필 관행을 폭로했으나 조선대는 연구부정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유족들은 조선대와 해당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으나 2015년 광주고등법원은 광범위한 논문대필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행위가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기각판결을 내렸다.

ⓒ광주인 자료사진
ⓒ광주인 자료사진

서정민 박사의 죽음 이후 시간강사의 신분보장과 처우개선을 위한 이른바 ‘강사법’이 입법되었고 약 8년간의 시행유예 끝에 2019년 8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간강사 문제를 드러내고 논문대필 관행을 고발했던 서정민 박사의 명예회복과 이에 대한 조선대의 제대로 된 진상조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조선대는 사건 직후 진상조사를 실시했으나 조사위 구성에서부터 유족 및 강사단체가 제기한 불공정 문제제기를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연구윤리위반이 아니라는 판정을 내렸다. 논문대필 사실을 인정한 고등법원의 판결 이후에도 그에 따른 재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서정민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공익재정연구소, 평등노동자회 광주위원회,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등이 모여 구성한 연대체로 故 서정민 박사 문제가 단순히 한명의 불행한 시간강사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대학의 교수-강사/대학원생으로 이어지는 위계관계에 의한 사건이라는 관점에서 7주기부터 올해 10주기까지 추모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조선대는 <서정민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문의와 요구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여주지 않아왔으며 2019년 교육부를 통해 제출했던, 광주고등법원 판결문에서 인정된 사실에 따라 재조사를 실시하라는 민원에 재조사를 거부하는 취지의 답변을 보냈다.

결국 조선대의 이러한 태도는 학내의 연구윤리위반 사례를 근절하지 못했고 최근까지도 연구윤리위반 사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9년 12월 11일 조선대의 오랜 학내분쟁이 일단락되고 민영돈 총장이 취임했다. 또한 그 동안 학내일부 구성원들의 요구였던 공영형 사립대로의 전환을 위한 대학차원의 연구와 모색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공영형 사립대로의 전환에 많은 공적자금 투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조선대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며 지역사회에 공영형 사립대 전환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대가 조선대의 문제이자 ‘강사법’ 제정의 계기가 되었던 故 서정민 박사 사건에 대해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연구윤리 확립에 소홀했던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다면 공영형 사립대로의 전환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공영형 사립대로의 전환과 민립대학 정체성 회복은 단순히 대학의 재정구조에 대한 것이 아니라 조선대의 과거사를 정리하고 대학다운 대학으로 개혁을 이룬 결과로 성취되는 것이다.

故 서정민 박사의 10주기를 맞아 <서정민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사태해결을 위한 조선대의 진지한 대응과 이를 위한 면담을 촉구하며 공영형 사립대로의 전환 문제에도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것이다.

교육부 또한 자신들의 권한이 아니라는 답변을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연구윤리 위반사례와 교수-강사/대학원생 간 위계를 해결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2020년 5월 25일

서정민을 기억하는 사람들(공익재정연구소, 평등노동자회 광주위원회,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 광주청년유니온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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